박지현 "토사구팽에 굴하지 않겠다..끝까지 정치할 것"

김명일 기자 2022. 7. 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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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땐 온갖 감언이설로 회유해서 이용해 먹고 토사구팽"
"솔직히 저도 많이 힘들어,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생각"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민주당 청년 정치인 연대)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당대표 출마가 불가능해진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토사구팽에 굴하지 않겠다”라며 끝까지 정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N번방 취재를 시작으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저는 정치가 아니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정치권에 들어왔다”라며 “하지만 모든 것이 뒤틀렸다.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저를 영입했던 민주당은 지금, 저를 계륵 취급하고 있다. 반대로 성희롱 발언을 한 의원(최강욱)은 팬덤의 비호 아래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받고도 사과 한마디 없다”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성상납 의혹으로 징계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정당들이 대표하고 있는 입법부가 성범죄를 해결하길 바랐던 건 제 욕심이었을까?”라며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하는 수준이고,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성범죄를 막으려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라고 했다.

이어 “사법부도 마찬가지다. 아동 성착취물 공유사이트를 운영하고, 성착취물 22만 건을 유통해서 수십 만명의 아동과 여성의 삶을 파괴한 중범죄자 손정우에게, 어제 법원이 겨우 징역 2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라며 “이런 범죄자를 일벌백계로 다스리기는커녕,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고, 피해자와 가족들을 절망케 하는 판결을 했다. 우리 사법부는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성범죄를 막을 의지조차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솔직히 요즘 저도 많이 힘들다. 하루에도 수십번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생각하며 한숨을 쉰다. SNS에 올라온 친구 생일파티 사진을 보면 못가서 미안한 마음이 들고, 친구의 여행사진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라며 “불과 6개월 전, 저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가끔씩은 여행도 다니는, 그런 평범한 20대 여성이었다. 너무 힘들어 그냥 다 포기하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다”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필요할 땐 온갖 감언이설로 회유해서 이용해 먹고, 자신들의 기득권에 도전하려고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토사구팽을 하는 이 정치판에 남아 있는 것이 옳은지 저 자신에게 묻고 또 물어보았다”라며 “그리고 어젯밤, 손정우의 기사를 보며 다시 한 번 초심을 되새겼다. 처음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법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였는데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저를 쓰고 버리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금 박지현은 물론, 저에게 만들자고 약속했던 성폭력이 없는 세상까지도 토사구팽하려고 한다. 이것은 제가 막겠다”라며 “그 어떤 형태의 차별도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약속도, 토사구팽의 길에 들어섰다. 이 소중한 약속들이 휴지조각처럼 버려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성범죄가 사라지고 피해자가 아프지 않는 그날까지, 저는 끝까지 정치를 하겠다”라고 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당원이 된 지 6개월이 되지 않아 당헌·당규 상의 ‘당대표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는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박 전 위원장은 “예외 적용이 가능한지 당에서 논의해달라”고 했지만 당은 “예외 적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려우신 거냐? 설마 27세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어 기성정치인들을 다 퇴진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오늘 비대위의 결정은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는 안중에 없는 결정이었다”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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