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인정 않는 정치가 부른 양극화.. 해법은 오로지 대화·타협뿐"
■ 문화미래리포트 2022 - 대한민국 리빌딩 : 통합과 도약
미리 보는 문화미래리포트
■ 1세션 - 국민통합과 민주주의 리더십
“협력할 시도조차 않는 극단 세상
권력 수시로 바뀌어야 민주 통치”
“우크라戰은 세계질서 다변화 증거
위기일수록 자유민주주의 사수를”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문화미래리포트(MFR) 2022’ 1세션에는 세계적 석학인 대런 애스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와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석좌교수가 민주주의 위기를 불러온 정치적 양극화 원인을 진단하고 해소 방안을 제시한다.
첫 번째 강연자인 애스모글루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가 전 세계적 현상임을 강조하며 양극화 원인으로 경제적 불평등과 냉전의 종식, 미디어의 붕괴, 포퓰리즘 등을 거론한다. 양극화의 해법은 오로지 대화와 타협뿐이라는 게 애스모글루 교수의 주장이다. 그의 강연은 0.73%포인트 차로 승패가 갈린 지난 대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 등으로 인해 갈등 구도가 더욱 깊어진 한국 정치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모든 이슈에 대해 극과 극으로 나뉜 여론과 포퓰리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가 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왔음을 지적하면서 양극화가 심화할수록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지난달 가진 문화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협력할 시도조차 하지 않을 만큼 양극화된 세상에 살고 있다”며 “민주적 통치를 정치권력이 수시로 바뀌는 장기적인 게임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두 번째 강연자인 아이켄베리 석좌교수는 오늘날 국제질서가 지정학적 위기에 놓인 데다 글로벌 권력 구도의 전환점을 맞으면서 기존과 다른 흐름을 보인다고 진단한다. 최근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은 기존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더 다양하고 다극적인 질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이켄베리 석좌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가 위기에 몰릴수록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을 사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청중을 설득할 예정이다. 그의 주장은 자유와 평등, 주권과 상호 의존성과 같이 모순적인 가치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는 데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믿음에 바탕을 둔다. 국제질서가 직면한 현실은 중국의 부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띠지만 그럼에도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의 틀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제시한다. 아이켄베리 석좌교수의 지론은 한·미 동맹 강화 기조 속에 한·중 관계 관리 방향을 둘러싼 외교적 노선을 놓고 내부 갈등이 일고 있는 한국 사회에 좋은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최병일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이 1세션 좌장을 맡아 두 연사의 강연을 토대로 국내외 이슈에서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할 국민통합과 이를 위한 민주주의 리더십에 대한 토론을 이끈다. 토론에는 미국 의회 정치 권위자인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참여해 갈등 해결을 위한 정치의 역할 등에 대한 통찰을 더한다.
김유진 기자
■ 2세션 - 팬데믹 이후 새로운 발전모델
“韓, 생산성 낮은 中企 많아 경제 걸림돌
세제혜택·규제완화로 민간주도 성장을”
‘문화미래리포트(MFR) 2022’ 제2세션 주제는 ‘팬데믹 이후 새로운 발전모델’이다.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과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의 기조강연 이후 토론이 진행된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앳킨슨 회장은 한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기 어려운 이유로 소규모 저생산성 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고, 서비스 기업의 생산성이 낮은 현실을 꼽았다.
한국의 혁신이 소수 기업과 기술 분야에 너무 집중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다른 선진국 대비 한국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관련 분야가 약하다고 분석했다. 앳킨슨 회장은 미래 산업 관점에서 고성장 기업가 정신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규제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고성장 기업을 만들고, 더 나은 기술 이전과 상업화 시스템을 대학 중심으로 구축해 기업가 정신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달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노동 생산성이 계속 뒤처지는 이유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중소기업이 훨씬 많은 경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 기업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보다 생산성이 훨씬 낮다는 점”이라고 했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중소기업 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또 중소기업들의 압력 때문에 비효율적인 곳들까지 지원하는 다양한 규제와 보조금 제도를 갖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2세션의 두 번째 연사인 배로 교수는 “한국과 미국 등 부유 국가의 경제 성장은 통화 및 재정 규율 체제로 복귀해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선진국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해 온 정책 신뢰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는 중앙은행이 지난 2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적시에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못한 이유를 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확대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와 2008∼2009년 경기 침체 이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금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기 경제 성장으로 가는 또 다른 방향으로는 자유 무역과 연구·개발 지원 등 생산적 투자 촉진 정책 등을 제시했다.
지난달 진행한 인터뷰에서 배로 교수는 “세율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경제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경제 정책”이라며 “정부는 세금과 규제를 낮게 유지해 민간이 생산성을 성장시키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은 민간의 생산성 향상에 달려 있기 때문에 낮은 세율과 낮은 규제를 허용하는 ‘제한된 정부’로의 역할 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두 연사의 강연을 바탕으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발전 모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토론에 참여해 한국의 상황을 더 자세히 분석한다.
윤명진 기자
■ 어떻게 진행되나
해외연사·포럼현장 실시간 연결… 참석자간 거리유지 등 철저한 실내방역
7일 오후 2시부터 6시 20분까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문화일보 국제포럼 ‘문화미래리포트(MFR) 2022’는 철저한 코로나19 방역조치 속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처럼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거나 전원 개별 칸막이를 설치하지는 않지만, 회의장 안팎에서 적절한 방역 조치를 취해 코로나19 시대를 선도하는 행사를 준비한다.
‘대한민국 리빌딩 : 통합과 도약’을 주제로 열리는 ‘문화미래리포트 2022’는 최근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실내 마스크 착용 철저 준수와 참석인원 간 적절한 거리유지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테이블의 경우 앞뒤 1m, 좌우 80㎝의 거리를 둬 참석자들 간 불필요한 접촉을 사전에 방지한다. 지난해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대응해 참석 인원을 50명 미만으로 최소화했지만, 올해는 120∼130명 수준으로 늘려 현장감 있는 포럼을 보다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참석자들은 행사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손 소독제를 바르고 행사장으로 입장하면 된다.
포럼은 지난해에 이어 미국에 있는 해외 연사들과 서울 포럼 현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결합 방식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일반 오프라인 참가와 같은 방법으로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한 뒤 추후 사무국으로 연락해 온라인 등록자임을 알려주면 된다.
주최 측은 오프라인 참가자들을 위해선 행사장 곳곳에 안내 요원들을 배치, 이동 안내 등을 도울 예정이다. 참석자들이 해외 연사들의 강연을 수월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영 동시통역 서비스도 제공된다.
현장에는 여분을 포함해 수신기 200대를 마련, 누구나 부족함 없이 통역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국제회의장 무대 중앙에는 가로 13m, 세로 4.5m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해 참석자들이 보다 생동감 있게 포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올해는 미디어 퍼포먼스와 오프닝 영상 등 눈에 띄는 프로그램도 따로 마련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문화일보는 지난해 6월 24일 열렸던 ‘문화미래리포트 2021’에서도 철저한 방역 조치와 내실 있는 콘텐츠로 ‘포스트 코로나19’와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선도하는 국제포럼의 선례가 됐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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