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준석, 이렇게까지 온 것 유감"..李 "손절이 웬 말이냐"

이준석·윤핵관 갈등, 서로 자기 주장만 대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 간 국민의힘 갈등에 대해 “피차가 조금씩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괜찮았을 텐데 서로 자기네 주장을 강하게 대변하다 보니 이 사태까지 온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내에서 세력 간 분쟁이 있다는 것이 국민에게 아주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권력싸움인가 감정싸움인가’라는 질문에 “이 대표에게 권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가 갈등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이 대표가 젊은 나이에 대표로 취임해 익숙하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을 서로 감싸고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이렇게까지 온 것에 대해 스스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행보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에 방해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이 대표 본인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충분히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여당 대표로서 정부 기능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는 것은 논의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야당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여당은 내부 정비를 단행하고 국회 정상화에 노력해 윤석열 정부가 정상적인 정책을 이행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기능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 “손절이 웬 말이냐. 익절이지”라며 짤막한 글을 올렸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 징계 심의와 이른바 ‘윤핵관’ 측과의 갈등 상황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의 ‘정치 운명’을 좌우할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당대표로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자신을 내치는 것은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일’이 아니라 ‘이익을 보고서 파는 일’, 토사구팽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