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업계 "'기울어진 운동장'..폐기물 재활용 처리시설 기준 재정립해야"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폐기물 처리 시설인 '소각로'와 재사용 시설 '소성로'를 놓고 소각업계와 시멘트업계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가운데, 소각업계가 폐기물 재활용 처리시설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정부에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은 6일 '한국시멘트협회의 소각전문업계 관련 발언에 대한 설명' 입장문을 내고 '소각업계가 도를 넘는 시멘트 때리기'를 하고 있다는 등 최근 시멘트업계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공제조합 측에 따르면 시멘트 업계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소각업계가 폐기물 확보에 비상이 걸려 '도 넘는 시멘트 때리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제조합은 이같은 시멘트 업계의 발언이 사실을 왜곡하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공제조합은 "시멘트제조 본업의 사업성 한계를 돌파하고 급등하는 연료비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시작한 시멘트 제조업의 폐기물 재활용사업이 최근 들어 본업의 적자구조 해결 수단이자 주수익사업으로 전환하면서 폐기물처리사업 확대에 더욱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행태는 환경을 우려하는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기존 환경업계의 시각에서 너무나 우려스럽기에 이를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촉구하고 있는 것을 왜곡해 밥그릇 싸움 정도로 폄하하고 위장하는 시멘트업계의 기만술에 더욱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제조합은 "법적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며 폐기물을 처리했을 때만 국민의 건강 보호와 국가 환경 정책이 올바르게 선행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이러한 법적기준 상당수가 시멘트 소성로의 재활용 행위에서는 누락 또는 완화돼 있고, 이를 이용해 무작위 폐기물 처리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줄 것을 정당하게 요구한 것일 뿐 시멘트업계를 향한 근거 없는 때리기 또는 비방을 한 적이 일체 없다"고 주장했다.
소각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소성로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이 시멘트 소성로를 이용한 폐기물 사용의 대표 국가인 독일의 77ppm 배출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270ppm을 부여받고 있다. 이는 2007년 이후 15년간 유예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유럽에 비해 완화되거나 낮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국내 소성로는 탄화수소(TOC/THC) 기준은 외국과 비교해 3배 이상 완화돼 있고, 굴뚝 자동측정기(TMS) 측정항목도 외국 시멘트 소성로는 7가지 항목을 측정·감시하는데 비해 국내는 3가지 항목만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염물질에 공기를 희석하는 표준산소농도도 해외 10%에 비해 13%로 완화된 기준을 부여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제조합은 "시멘트업계는 2003년부터 민간 소각전문시설의 총처리량보다 더 많은 폐기물을 사용하고 있고, 향후 지금보다 2~3배의 물량으로 확대 사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멘트 제조업도 폐기물 소각전문시설과 동일한 오염물질 배출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연탄 열량의 2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폐기물의 열량 특성상 유연탄을 대체하려면 2배 이상의 폐기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추고, 폐기물로 대체하면 유연탄보다 질소산화물 배출이 낮아져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시멘트업계의 대국민 기만성 주장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국내총생산(GDP)의 0.3%에 불과한 제조업이면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8%를 점유하는 시멘트업종은 후진국 산업이자 국내에선 이미 사양 업종으로 평가돼 제2국 이전 필요성이 논의돼야 한다"며 "그럼에도 시멘트 산업의 본업 부진을 보전하는 대체 수익수단으로 폐기물 대량 사용을 통한 적자보전 속내를 '그린워싱(친환경으로 눈속임하는 것)'으로 감추고 있는 의도를 이제는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제조합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소각시설과 사용하는 소성로의 화석연료 대체기능을 비교해봐도 소각시설이 월등히 안전하고 효율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폐기물 관련 각종 규제기준과 관리체계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국내 소각전문시설에 비해 시멘트업계는 너무 허술한 폐기물 사용 체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소각전문업계가 시멘트업계를 공격하고 있다는 적반하장식의 발언은 기업윤리와 상도의를 벗어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민간 소각전문업계를 비롯해 매립업계, 고형연료보일러·발전소업계, 제지업계 등 환경기초시설업계들은 시멘트 공장으로부터 촉발돼 '이울어진 운동장'으로 지칭되는 현행 폐기물 재활용과 처리시설들에 대한 기준을 올바로 정립할 것을 다시 한번 정부에 촉구한다"며 "이를 기초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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