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국제유가, 두 달 만에 100弗 붕괴·유로貨 20년만 최저치
美 국채 2년물·10년물 금리 역전..침체 전조 신호
ICE 달러지수 106 돌파..2002년 11월 이후 최고치
ECB, 금리 인상 속도에 한계..유로화 가치 하락에 영향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치솟는 인플레이션의 후폭풍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백약이 무효하다는 듯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유가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가능성에 하루 만에 8% 이상 추락했다.
여기에 러시아발(發) 천연가스 공급 급감에 따른 에너지가(價) 폭등 우려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貨)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각종 경제 지표들을 바탕으로 주요 글로벌 투자사와 경제 전문가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 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쏠림 현상으로 인한 강(强)달러·약(弱)유로 현상 등은 앞으로 더 고착화될 전망이다.
▶WTI, 배럴당 99.50달러…전장比 8.24% 급락=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93달러(8.24%) 하락한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 3월 9일 이후 최대로 종가는 4월 25일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5월 10일(99.76달러)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가격도 이날 배럴당 10달러 이상 하락하며 장중 5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유가 하락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의 전조 신호로 해석되는 2년물(2.83%)과 10년물(2.82%) 국채금리의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을 역전한 것은 지난 3월과 6월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노무라는 “미국과 유로존, 영국, 일본, 한국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주요국들이 12개월 이내 경기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국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통화 긴축에 나서면서 침체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들 중 여러 국가가 실제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가 초래될 경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급후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냇얼라언스증권의 앤드루 브레너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스토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침체 사이의 싸움”이라며 “연착륙이 하루하루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强달러·유로존 경기침체 공포에 1유로당 1.0281달러…2002년 12월 이후 최저=달러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국제 유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이날 106을 돌파하면서 200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은 가격이 비싸 보여 수요를 억제하게 된다.
반대로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은 1.0281달러로 2002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 유로존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유럽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이날 메가와트시(㎿h)당 175유로로 전날보다 8% 상승해 지난 3월 초 이후 넉 달 만에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5월에 31년 만에 첫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추겼다.
데릭 할페니 MUFG 글로벌시장 연구소장은 “에너지 상황이 나빠지고 경제 성장 리스크가 현저하게 커지는데 유로화가 어떤 방식으로든 회복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 CNBC 방송은 “유로존의 7월 센틱스경제지수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는데 이는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센틱스지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유로존의 7월 센틱스지수는 -26.4를 기록했다. 이는 6월(-15.8)은 물론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망치(-19.9)보다도 크게 낮은 수치다.
곳곳에서 물가 상승률이 고공 행진하는데도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만큼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미니크 버닝 HSBC 유럽사무소 FX 리서치 센터장은 “다른 나라들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는 시기에 ECB는 7월에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린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며 “유로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CB는 지난 6월 기준 금리를 현행 0%로 동결하면서, 7월에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했고,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제기된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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