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코로나 막아낼 범용 백신, 원숭이 실험서 성공 [사이언스카페]
코로나 변이는 물론 앞으로 인간에게 감염될지 모르는 동물의 코로나 바이러스들까지 모두 막아주는 범용 백신이 개발됐다. 영장류 실험에서 사람과 동물에 감염되는 다양한 코로나 바이러스들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여 새로운 변이가 나올 때마다 백신을 개량할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칼텍)의 파멜라 비어크만 교수 연구진은 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원숭이 실험에서 8종의 코로나 바이러스로 만든 범용 백신이 사람과 동물에 감염되는 다양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등 모든 변이 코로나 차단
모자이크8이라 명명된 이번 백신은 이번 코로나 대유행을 부른 바이러스(SARS-CoV-2)와 동물에 감염되는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 7종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로 만들었다. 둥근 나노 입자에 코로나 바이러스 8종의 단백질 60개가 결합된 형태다.
모자이크8 백신은 원숭이 실험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해 모든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와 아직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은 동물의 코로나 바이러스들까지 모두 차단했다. 이번 코로나는 박쥐의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 동물을 거쳐 사람에게 넘어오면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모자이크8 백신은 새로운 코로나 발생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번 연구는 영국 웰컴 트러스트가 미국에 세운 비영리 기관인 웰컴 립(Wellcome Leap)이 지원했다. 칼텍 연구진은 국제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을 받아 인간 대상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돌연변이 많은 돌기 단백질 이용
코로나 백신은 바이러스의 표면에 돋아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나 해당 유전자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스파이크를 호흡기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결합시켜 침투한다. 백신 주사를 맞으면 인체에서 스파이크에 달라붙는 항체가 나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게 차단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통해 항체 공격을 피한다.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바이러스에 50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결합하는 스파이크에 32개의 돌연변이가 발생해 백신이나 항체 치료제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전 델타 변이는 스파이크 돌연변이가 그 절반인 16개였다.
칼텍 연구진은 스파이크에서 인체 수용체 단백질에 달라붙는 ‘수용체 결합 도메인(RDB)’들을 나노 입자에 붙여 범용 백신인 모자이크8을 만들었다. 원숭이 실험 결과는 모자이크8이 나중에 동물에서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 침투해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를테면 모자이크8에는 베타 변이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들어갔지만 델타 변이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백신은 델타 변이까지 막아냈다.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유발한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도 막아냈다. 이 역시 백신에 들어가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백신 제조에 참조하지 않은 다른 동물 코로나 바이러스도 차단했다. 모자이크8 백신이 어떤 코로나 바이러스 종류에도 예방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르면 3년 내 백신 생산 가능
비어크만 교수는 “웰컴 립의 지원 덕분에 백신 개발 기간이 2년에서 6개월로 단축됐다”며 “CEPI의 지원을 받아 백신 후보 물질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게 돼 우리 연구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CEPI는 칼텍 연구진이 개발한 모자이크8 백신의 임상 1상 시험에 30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백신 생산은 3~5년 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처드 해쳇 CEPI 대표는 “코로나 대유행 초기부터 다양한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며 “비어크만 교수 연구진의 성과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극복할 엄청난 잠재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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