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뛰는데 생계급여는 제자리..기초수급 '허점'

이윤우 2022. 7. 6.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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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물가가 더 힘든 분들은 기초생활수급자일 겁니다.

정부가 주는 '생계급여'에 의존하는 분들이 전국 153만여 명인데, 물가가 아무리 치솟아도 생계급여는 1년 내내 제자리입니다.

제도 설계 자체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선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윤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한 모 씨, 요즘 계란 한판 사는 것도 망설입니다.

["이 계란 얼마예요? (8500원이요)."]

매달 받는 생계급여는 58만 3천여 원으로 고정돼있지만, 체감 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입니다.

[한○○/기초생활보장 수급자 : "(많이 올랐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있으신가요?) 라면이라든가 계란. 떨이로 어차피 안 팔리고 다음날 못 팔 거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그런거 한 번씩 (사다 먹고)..."]

기초생활수급자는 생활비 중 식료품 지출 비중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식품 물가는 지난달에도 전년 대비 7.7%나 올랐습니다.

[한○○/기초생활보장 수급자 : "지금 일반 사람들도 힘들다고 그러는데 우리가 오죽하겠습니까? 더 힘들겠죠."]

정부도 긴급대책을 내놓긴 했습니다.

지난주부터 기초생활수급자에게 '긴급생활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반응입니다.

1인 가구인 윤 모 씨, 긴급생활지원금으로 연말까지 40만 원을 받게 됩니다.

한 달에 6만 원꼴입니다.

[윤○○/기초생활보장 수급자 : "오르겠지, 오르겠지 했는데 (생계급여) 변동이 없는 거예요. 계속 그 자리에만 멈춰있고..."]

문제는 물가가 크게 올라도 생계급여는 변화가 없다는 점입니다.

올해 받는 생계급여는 지난해 8월 공표됐습니다.

책정할 땐 '물가'가 아닌 '가구 소득'을 따집니다.

전체 가구 소득액을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가장 중간에 위치한, '중위소득'으로 결정됩니다.

'물가'가 급등한다고, '중위소득'도 함께 급등하는 건 아니라서 생계급여의 실질액은 사실상 줄어드는 효과를 보입니다.

[박영아/전 중앙생활보장위원회 공익위원 : "최저생계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제 물가 급등이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데, 실제 중위소득 값과의 격차를 최대한 해소하고 또 말씀하신 물가 급등 이러한 요소들도 이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도 생계급여도 '중위소득'만을 따져 다음 달 1일 결정됩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황종원 허수곤/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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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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