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도 걸려"..백신 불신하는 노인들, 당국은 4차 접종 고심 [뉴스+]
불신 팽배..60세 이상 4차 접종 31.3% 그쳐
당국 "예방접종 중증화율 낮추는 효과" 입장
재유행 우려에 4차 접종 50대까지 확대 검토
◆60대 이상 백신 불신…4차 접종률 ‘뚝’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모(67)씨는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했다. 그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1차부터 4차까지 백신을 제 때 맞아왔다. 부작용은 없었고 그 사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적도 없었다. 그런데 4차 백신을 맞은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난 5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증상도 심했다.
김씨는 “백신 맞으면 증상이 덜 하다더니 아니었다. 오만 증상이 다 나타난 데다 고열 때문에 응급실에도 갔다”면서 “거의 죽다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맞으라는대로 백신을 다 맞았는데 이렇게 아프니 ‘속았다’는 생각만 들었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을 다시는 안맞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모(63)씨도 3차 접종을 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4차는 접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는 “3차 백신 맞고 코로나19에 걸려 돌아가신 분도 봤다.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 없이 아픈 사람은 아픈 것 같다”면서 “이런 사례가 많다보니 4차 접종을 했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은 면역 저하자와 만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3차 접종 후 4개월(120일) 경과 후부터 접종할 수 있다.
백신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지만 예방접종이 중증화율을 낮출 수 있다는 당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달 발표한 면역 저하자, 요양병원·시설 고위험군 약 151만명의 3차·4차 접종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4차 접종자의 감염 예방 효과는 3차 접종자보다 20.3% 높았다. 또 3차·4차 접종자의 감염 후 중증화 및 사망 예방효과는 각각 50.6%, 53.3%로 높게 나타났다.
4차 접종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으나, 46일이 지난 이후에도 중증화 및 사망 예방 효과는 40%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달 20일 3차 접종 이후 4개월이 지난 모든 50세 이상 성인들과 12세 이상 면역저하자에게 4차 접종을 권고한 바 있다.
5일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는 1만8147명 늘었다. 전날 6253명의 3배에 육박하며 지난 5월 26일(1만8805명) 이후 40일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오는 가을·겨울 본격적인 재유행이 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경우 하루 확진자가 약 15만∼20만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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