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무관세 적용..국내 양돈농가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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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무관세 조치가 시행되면서 국내 양돈농가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물가당국은 연일 상승하는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고자 이달부터 외국산 돼지고기 5만t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적용·수입해 국내 공급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게 물가당국의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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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증가로 생산비 부담↑
인위적 가격안정책 지양해야
7월부터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무관세 조치가 시행되면서 국내 양돈농가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물가당국은 연일 상승하는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고자 이달부터 외국산 돼지고기 5만t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적용·수입해 국내 공급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대형마트들은 당장 이달초 일제히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목심을 20∼40% 할인판매에 나서며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췄다. 지난 주말 동안 한 대형마트에선 자사 멤버십 적립을 조건으로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목심을 각각 100g당 1366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는 6월 평균 국내산 돼지고기 삼겹살 소비자가격(100g당 2912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게 물가당국의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양돈농가들은 “돼지고기값이 오른 건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것인데 우리를 물가상승 주범으로 몰면 억울하다”면서 “인위적인 가격 안정책은 결국 국내 양돈업 기반을 흔들 것”이라며 항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6월 돼지고기 평균 경락값을 살펴보면 1㎏당 5861원으로 지난해 6월(5204원)보다 12.6% 높다. 이는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외식 수요가 증가하며 돼지고기 소비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대로 지난해 여름철에는 연일 코로나19 감염자수 최대치가 경신되며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는 등 강력한 방역조치로 돼지고기 소비가 침체됐었다.
올해 가격 상승은 같은 기간 돼지 도축마릿수가 지난해 144만8175마리에서 올해 144만4527마리로 다소 줄어드는 등 공급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산 돼지고기값은 농가가 인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도매시장에서 경락값을 통해 기준값이 결정된다. 평일 열리는 경매를 통해 공급·수요 상황이 반영되는데 연간으로 보면 돼지고기값은 6∼8월 가장 높고 겨울철이 될수록 떨어지는 패턴을 보인다. 여름철엔 폐사율이 높고 증체량은 낮아 돼지고기 생산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데 비해 각종 휴가 등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돼지고기값이 상승한다. 반면 겨울철엔 공급량이 늘고 수요량은 줄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게다가 올들어 지난해 대비 사료값이 많이 증가하면서 농가 입장에선 생산비 부담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는 돼지고기 1㎏당 생산비를 5000원으로 추산했다. 연중 최고 성수기인 현시점 경락값이 적자를 면하는 수준(1㎏당 5800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인위적인 물가안정책이 시행되면서 생산비를 밑도는 수준으로 경락값이 떨어지는 시점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한 양돈유통업계 전문가는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을 통해 국내 양돈업 기반이 무너지게 되면 결국 이는 더 큰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사료비 부담을 낮출 방안을 찾고 과도하게 유통마진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당국이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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