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40세 전 업적 세운 젊은 수학자에 수여
필즈상(Fields Medal)은 캐나다 수학자 존 필즈의 이름을 딴 상이다. 그는 192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남은 기금으로 국제적 수학상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필즈의 노력으로 1932년 스위스 취리히 대회에서 필즈상이 제정됐다. 이후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필즈상은 1966년까지 수상자를 두 명 선정하다가 이후 수학 연구 분야가 확대되면서 4명으로 늘었다. 필즈상 수상자에게 수여하는 메달의 공식 이름은 ‘수학에서 뛰어난 발견에 관한 국제 메달’이다. 메달 앞면에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초상과 함께 라틴어로 ‘자신 위로 올라서 세상을 꽉 붙잡아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뒷면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수학자들이 탁월한 업적에 상을 수여한다’고 적혀 있다.
과학 분야의 노벨상은 젊은 시절 이룬 업적을 수십 년 지나 평가받지만 필즈상은 40세 미만 젊은 과학자에게 수여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영국의 수학자 앤드루 와일스는 논문을 41세에 완성해 필즈상을 받지 못했다.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과학 연구는 나중에 다른 연구에 활용되거나 산업적으로 응용됐는지 검증받아야 하지만 수학은 발견 즉시 성과를 인정받는다”며 “누구나 인정하는 성과를 낸 젊은 수학자에게 필즈상을 줘 수학계를 이끌어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즈상 상금은 1만5000 캐나다 달러(한화 약 1500만원)이다. 노벨상 상금이 우리 돈으로 10억원이 조금 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다. 하지만 1994년 필즈상 수상자인 러시아의 예핌 젤마노프는 “필즈상을 젊어서 수상하면 그 후 최고의 수학자로 40년 가까이 오랫동안 대우받으니 비록 수상 당시 상금은 적으나 필즈상의 재정적 가치는 결코 노벨상에 못지않다”고 말했다.
최근 필즈상은 여성 차별 비판을 받고 있다. 1936년 이래 여성 수상자는 2014년 서울 대회에서 수상한 고(故) 마리암 미르자카니 전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수학계는 이런 비판을 감안해 노벨상처럼 각종 수학상 선정위원회에 여성 비율을 높이고 있다. 올해 마리나 비아조우스카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가 두 번째 여성 수상자가 됐다.
필즈상에 맞먹는 수학상으로는 아벨상이 있다. 노르웨이 정부가 자국을 대표하는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2002년 만들었다. 필즈상과 달리 아벨상은 수상자의 나이 제한이 없고 순수수학과 응용수학 분야를 아울러 수상자를 결정한다. 아벨상 시상 기준은 ‘학자가 수학계에 미친 평생 업적’이어서 대개 고령의 석학(碩學)들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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