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창업도, 스티브 잡스 재기도, 수학 덕분이었다
허준이 교수가 하는 수학 연구는 실생활에 무슨 도움을 줄까. 허 교수의 석사 과정 지도교수인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인터넷 검색에서 애니매이션, 물류까지 수학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회사인 구글도 출발점은 수학이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했다. 김영훈 교수는 “조선일보에서 기사를 검색하면 한 페이지에서 다른 페이지로 연결된다”며 “페이지가 꼭짓점, 이들의 연결을 선분으로 생각하면 수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 창업자들은 검색어가 들어간 자료 가운데 다른 자료에서 링크를 얼마나 했는지를 수학 연산 조건으로 일일이 따진 다음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사용자가 원하는 최적의 결과를 제공할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재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Pixar)’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회사를 나와 픽사를 인수해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로 대성공을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다시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했다.
이전까지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는 같은 그림이라도 크기에 따라 일일이 새로 그려야 했다. 작은 그림을 그냥 확대하면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잡스가 고용한 수학자들은 먼저 기하학을 이용해 작가들이 그린 작은 그림을 수식으로 변환했다. 이후 변화량을 찾는 미분(微分) 공식을 사용해 그림을 확대하더라도 선이 끊어진 부분이 어떻게 이어질지 정확히 예측했다. 덕분에 제작 기간이나 투자비를 훨씬 줄이면서도 생생한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작이 가능해졌다.
이동통신에도 수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복잡한 파동(波動)을 수식으로 표현하는 ‘푸리에 변환’ 공식을 활용한 기술이다. 이를 통해 다량의 음성과 데이터를 신속하게 보내면서도 인접한 주파수들이 서로 간섭하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김영훈 교수는 “물류를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그래프 이론”이라며 “허 교수가 그래프의 특성을 밝혀내면 반드시 산업적으로 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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