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제주 선사시대 유적.. "보존 방안 빨리 마련해야"
임재영 기자 2022. 7. 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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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의 선사시대 암각화가 도로변에 방치되거나 사라지는 등 유물 유적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암각화 주변에 분포한 고인돌(지석묘)도 훼손되거나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보존 대책이 시급하다.
암각화에 이어 주변의 고인돌 등에서 추가로 암각화가 발견됐지만 이 역시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암각화 주변에는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된 20여 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는데, 일부는 기념물 지정에서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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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비는 '암각화' 새겨진 바위
축대로 사용하기 위해 옮겨지고 잘못된 탁본 방식으로 검게 변해
기념물로 지정된 고인돌 세 점은 농지 정비-건물 신축으로 훼손
축대로 사용하기 위해 옮겨지고 잘못된 탁본 방식으로 검게 변해
기념물로 지정된 고인돌 세 점은 농지 정비-건물 신축으로 훼손
제주 지역의 선사시대 암각화가 도로변에 방치되거나 사라지는 등 유물 유적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암각화 주변에 분포한 고인돌(지석묘)도 훼손되거나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보존 대책이 시급하다.
2일 오후 2시경 제주시 외도동과 애월읍 광령리 경계 길가. 밭 절개 면에 쌓은 2m 높이의 축대 중간에 희미한 선이 그어진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주의를 기울여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바위에는 선사시대 유적인 암각화가 새겨져 있었다.
바위 표면을 갈아서 판 음각선이 방사형으로 퍼진 가운데 원형 홈 10여 개가 보였다. 돌로 갈아서 선을 만든 것과 함께 날카로운 물체로 쪼아 낸 형태도 있었다.
암각화가 새겨진 면은 원래 중앙부가 하늘을 향해 볼록하게 솟아오른 모습인데, 축대 바위로 사용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암각화 바위는 장축 148cm, 단축 93cm, 두께 48cm로 가운데 바위구멍에 액체를 부으면 방사형으로 퍼지는 형태다.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주술적 상징이나 신앙과 제의 의식을 위해 새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고고학계는 보고 있다.
당초 암각화 바위는 회색이지만 현재는 검은색으로 변했다. 여러 차례 탁본을 했기 때문이다. 바위에 종이를 먼저 덮은 다음에 먹물을 입혀서 탁본을 해야 하는데도 바위에 먼저 먹물을 칠한 다음에 탁본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 선사시대 유적 답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한 러시아극동시베리아연구소 고고학자에 의해 암각화가 발견됐으나 이후 문화재 지정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암각화에 이어 주변의 고인돌 등에서 추가로 암각화가 발견됐지만 이 역시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암각화 주변에는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된 20여 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는데, 일부는 기념물 지정에서 빠진 상태다. 더구나 제주고고학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당시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유적분포지도에 있었던 외도고인돌 8호는 외도고인돌 5호 서쪽으로 15m 떨어진 곳에 있었다가 없어졌다. 외도고인돌 10호도 밭 경계에 묻혀 있다가 사라졌으며 외도고인돌 7호는 덮개돌을 받치는 지석이 없어졌다.
이 지역 고인돌 대부분은 덮개돌 밑에 병풍처럼 돌로 둘러친 위석(圍石)식으로,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양식이다. 이 고인돌들은 밭 기반 정비나 농로 확·포장, 건물 신축 등으로 훼손되거나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고인돌에 대해서는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토지 소유주의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문화재 관련 전문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문화재를 발굴하고 새로 지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김종찬 제주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외도동 암각화는 기원후 200년을 전후해 탐라인들이 철기와 석기를 이용해 집단의 안녕과 건강, 다산, 풍요로운 삶을 기원했던 주술적 대상으로 볼 수 있다”며 “제주 지역에서는 귀중한 유물 유적인 만큼 보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일 오후 2시경 제주시 외도동과 애월읍 광령리 경계 길가. 밭 절개 면에 쌓은 2m 높이의 축대 중간에 희미한 선이 그어진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주의를 기울여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바위에는 선사시대 유적인 암각화가 새겨져 있었다.
바위 표면을 갈아서 판 음각선이 방사형으로 퍼진 가운데 원형 홈 10여 개가 보였다. 돌로 갈아서 선을 만든 것과 함께 날카로운 물체로 쪼아 낸 형태도 있었다.
암각화가 새겨진 면은 원래 중앙부가 하늘을 향해 볼록하게 솟아오른 모습인데, 축대 바위로 사용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암각화 바위는 장축 148cm, 단축 93cm, 두께 48cm로 가운데 바위구멍에 액체를 부으면 방사형으로 퍼지는 형태다.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주술적 상징이나 신앙과 제의 의식을 위해 새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고고학계는 보고 있다.
당초 암각화 바위는 회색이지만 현재는 검은색으로 변했다. 여러 차례 탁본을 했기 때문이다. 바위에 종이를 먼저 덮은 다음에 먹물을 입혀서 탁본을 해야 하는데도 바위에 먼저 먹물을 칠한 다음에 탁본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 선사시대 유적 답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한 러시아극동시베리아연구소 고고학자에 의해 암각화가 발견됐으나 이후 문화재 지정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암각화에 이어 주변의 고인돌 등에서 추가로 암각화가 발견됐지만 이 역시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암각화 주변에는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된 20여 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는데, 일부는 기념물 지정에서 빠진 상태다. 더구나 제주고고학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당시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유적분포지도에 있었던 외도고인돌 8호는 외도고인돌 5호 서쪽으로 15m 떨어진 곳에 있었다가 없어졌다. 외도고인돌 10호도 밭 경계에 묻혀 있다가 사라졌으며 외도고인돌 7호는 덮개돌을 받치는 지석이 없어졌다.
이 지역 고인돌 대부분은 덮개돌 밑에 병풍처럼 돌로 둘러친 위석(圍石)식으로,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양식이다. 이 고인돌들은 밭 기반 정비나 농로 확·포장, 건물 신축 등으로 훼손되거나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고인돌에 대해서는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토지 소유주의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문화재 관련 전문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문화재를 발굴하고 새로 지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김종찬 제주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외도동 암각화는 기원후 200년을 전후해 탐라인들이 철기와 석기를 이용해 집단의 안녕과 건강, 다산, 풍요로운 삶을 기원했던 주술적 대상으로 볼 수 있다”며 “제주 지역에서는 귀중한 유물 유적인 만큼 보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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