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카카오 '인앱결제' 격돌

구글 장터, 카톡 업데이트 거부
카카오는 "외부결제 홍보 계속"
장터에서 앱 아예 삭제될 수도

앱장터 ‘인앱결제’를 둘러싼 구글과 카카오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일 부로 자사 앱 장터에서 카카오톡 앱 최신 업데이트 버전 제공을 중단했다. 자사 인앱결제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는 그동안 구글 앱 장터에서 ‘이곳을 클릭해서 결제하면 저렴한 가격에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외부 결제 링크를 홍보해왔는데, 이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일단 카카오는 구글 조치에 아랑곳하지 않고 외부 결제 홍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신 카카오톡 버전은 다음 포털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IT 업계에서는 “이용자 5000만명을 확보한 국민 메신저라 가능한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에게 인앱결제 외에 결제 방법을 안내하고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구글과 카카오의 기싸움이 계속될 경우, 구글 앱 장터에서 카카오톡 앱이 아예 삭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나 원스토어·갤럭시스토어를 이용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지만, 국내 앱 장터 점유율 70%가 넘는 구글 앱 장터에서 카카오톡이 사라질 경우 이용자 불편과 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달 1일부터 앱 내 결제 시 수수료 최대 30%를 받는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본격 시작했다. 구글 결제나 구글이 허용한 제3자 결제를 이용하지 않는 앱은 장터에서 퇴출시키기로 한 것이다. 더 나아가 다른 결제 수단을 홍보하는 문구나 아웃링크도 넣지 못하게 했다. 구글 정책 시행에 앞서 카카오·네이버·웨이브 등 국내 IT 업계와 콘텐츠 업계는 지난 4~5월부터 유료 상품 이용료를 수수료 폭에 맞춰 인상했다.

업체들은 구글 정책 실시 ‘D데이’인 지난달 1일 전까지 ‘우리 홈페이지를 통해 결제하면 기존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를 앱 내부에 넣어 홍보전을 펼쳤다. 카카오도 지난 5월 말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 구독과 톡서랍(데이터 저장) 서비스를 최대 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내용과 결제 홈페이지로 바로 갈 수 있는 아웃링크를 구글 앱 장터 내부에서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