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새 변이 BA.5 전파력 높아.. "9~10월 폭증 가능성"

김민정 기자 2022. 7. 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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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유행하나..확진 2만 육박
주간 확진자 15주만에 증가.. 美 10만명대, 佛은 3배 늘어
국내 코로나19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전주 대비 8253명 급증해 1만 8147명을 기록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pcr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2.07.05. /뉴시스

5일(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만8147명을 기록, 지난 5월 26일(1만8805명) 이후 40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1주 전 같은 요일(6월 28일·9894명)의 1.8배, 2주 전 같은 요일(6월 21일·9303명) 2배 수준이다. 이날 오후 9시까지도 1만8606명 신규 확진자가 나와 최종 2만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주(6월 26일~7월 2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5만9844명으로 3월 3주 이후 15주 만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시간이 많이 지나 면역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데다 다양한 변이가 나타나면서 재유행 시 하루 15만~20만명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최근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는 오미크론 하위 변위인 BA.5가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6월 5주) 국내 감염 사례 중 BA.5 감염 비율은 24.1%로, 전주(6월 4주) 7.5%에서 3배 이상 뛰었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8월 초나 중순쯤 전체 감염자 중 BA.5 비율이 100%가 될 것”이라며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6개월 지나 면역력이 저하되는 시점과 BA.5 유행이 맞물려 9~10월 확진자 규모가 크게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재(再)유행’에 대한 불안감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한 주(6월 20~26일) 동안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428만명 발생, 3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한 주 일평균 확진자가 9만7582명으로, 3만명이던 지난 5월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3월 해제했던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다시 권고하고 나섰다. 미국은 1만명대까지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가 지난 5월 다시 10만명대로 늘어난 뒤 줄지 않고 있고, 영국도 지난 1일 신규 확진자가 2만720명으로 한 달 전보다 4배가량 늘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 반등 조짐은 지난주(6월 26일~7월 2일)부터 나타났다.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던 확진자 수가 6월 29일 1만455명으로 20여 일 만에 1만명대를 기록하더니 그 뒤로도 수시로 1만명을 넘겼고, 주간 확진자 수가 석 달 만에 이전 주보다 증가했다. 향후 유행 정도를 가늠하는 감염재생산지수(1미만이면 감소, 넘으면 확산)도 3월 말 이후 처음으로 1을 넘어선 1.05를 기록했다.

◇전파력 높은 BA.5 우세종 눈앞

현재 국내뿐 아니라 남아공과 유럽, 미국 등에서도 확진자 반등세를 가져오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의 일종인 BA.5다. 영국 보건청 자료를 보면 BA.5는 기존에 우세종이었던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 속도는 35.1% 빠르고,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도 더 강하다. 코로나 항체가 생성됐더라도 BA.5에는 돌파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위 식히는 의료진 - 폭염경보가 내려진 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냉풍기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남강호 기자

이런 BA.5가 국내에서 점점 우세종이 되어가는 상황이라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BA.5가 국내에서 우세종이 되겠지만 중증화율이 증가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프랑스에선 지난 2주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입원 환자들도 매일 1000여 명씩 나오고 있다. 우리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여름철 감염 확산을 막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무더위로 실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이 조성되고, 접종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면역력이 약화하면서 돌파감염이 급증, ‘코로나 재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름철 국내외 휴가객 증가도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차 대유행은 이미 시작됐다”며 “예방접종과 감염 후 면역력 덕분에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만큼 확진자와 중증 환자 크게 늘진 않겠지만, 해외 입국자가 늘고 거리 두기 규제도 사실상 없어 유행이 쉽게 잡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거점 응급실과 맞춤형 백신 필요

정부는 재유행에 대비, 전국을 수도권 등 7개 권역으로 설정해 병상을 탄력적으로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4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8%,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20.7%다. 지난 1일부터는 기존 코로나 환자 진료기관을 ‘호흡기환자진료센터’로 통합해 전국에 1만2601곳을 운영하고 있다. 검사와 진료, 치료제 처방까지 모두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은 6220곳이다. 코로나 먹는 치료제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기준 총 78만2208명분(팍스로비드 70만4407명분, 라게브리오 7만7801명분)이 남아 있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 재유행에 대비해 거점 응급실을 만드는 등 응급의료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원영 대한응급의학회 정책이사(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는 지역별 확진자 수나 인구수에 맞는 적정 응급실 격리 병상 수를 파악하고, 지역별로 거점 응급실이나 당직 응급실을 선정해 권역 내 코로나 준중증 또는 중증 환자 응급 진료를 맡게 하자고 제안했다. 정기석 교수는 “BA.5는 기존 백신으로는 감염 예방 효과를 충분히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변이 바이러스에 맞춰 새롭게 개발하는 코로나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 전 세계 확산 중

코로나뿐 아니라 원숭이두창 확산도 심상치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일(현지 시각) “유럽에서 최근 2주 새 원숭이두창 감염이 3배로 급증했다”며 “각국 정부와 시민사회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에 돌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 4일까지 전 세계 59국에서 총 6157명으로 영국(1236명), 스페인(1196명), 독일(1054명), 프랑스(498명) 등 유럽에서 85%가 나왔다. 미국(460명), 캐나다(287명), 이스라엘(42명) 등에서도 발병했다. 미국에서는 “원숭이두창 대응이 너무 느리다” “정부가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우리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이 오는 9일 국내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의 국내 도입 계약이 진행 중이다. 임숙영 단장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예방 접종을 광범위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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