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헛스윙 삼진' 안우진 "팀이 연승 이어가서 기쁘다" [MK잠실]

“승리는 책임지지 못했지만 팀이 연승을 이어가서 기쁘다.”

홈런을 허용한 딱 1구 실투가 아쉬웠다. 하지만 안우진(키움)의 나머지 모든 투구는 완벽했다. 특히 5타자 연속 헛스윙 삼진을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안우진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7.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사구 9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쳐 팀의 4-3, 대역전 9연승에 발판을 놨다.

키움 히어로즈가 선발투수 안우진의 역투에 힘입어 9연승을 내달렸다. 안우진은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팀이 연승을 이어가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이날 단 4번의 출루를 허용했다. 안타는 3개 밖에 없었는데 그 중 하나가 투런 홈런이었다. 한 번의 고비에 좌절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더 힘을 냈다.

홈런을 맞은 4회 이후 5회부터 7회까지 3이닝을 3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며 끝까지 분전했고, 침묵하던 타선도 9회 결국 응답했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마쳤던 ‘에이스’ 안우진의 분전이 키움의 9연승 의지를 일깨운 셈이었다.

구위와 완급 조절 모두 완벽했다. 최고구속 158km 직구에 더해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출발은 좋았다. 1회 안우진은 페르난데스를 중견수 뜬공, 김대한을 헛스윙 삼진, 양석환을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하고 간단하게 삼자범퇴로 마쳤다. 김대한에게 헛스윙을 끌어낸 6구째 공의 구속이 157km에 달했을 정도로 투구내용이 위력적이었다.

안우진의 투구는 2회 역시 위력적이었다. 직구-슬라이더-커브를 다채롭게 활용해 김재환을 2루수 땅볼, 허경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최근 타격감이 드거운 박세혁에게 좌측 방면의 안타를 맞았지만, 정수빈을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를 단 9구 만에 삼자범퇴 처리한 안우진이 4회 홈런을 맞고 첫 실점을 했다. 4회 말 이닝 선두타자 김대한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게 화근이 됐다. 157km 직구가 빠져 김대한의 왼 팔뚝 쪽을 가격하고 말았다. 이후 양석환에게 던진 연속 2구가 모두 파울이 됐는데, 공교롭게 상대 타자의 발등과 정강이를 강타하는 상황이 나왔다.

안우진으로선 다소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 결국 3구째 130km 커브가 높은 코스로 몰리는 실투가 됐고, 양석환이 이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방면의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고통이 심했을 상황,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친 양석환의 집중력이 빛난 장면인 동시에 안우진 개인으로는 집중력을 잃었던 순간이었다.

홈런 허용 이후 오히려 안우진은 오히려 힘을 냈다. 5-6-7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특히 안우진은 6회 1사부터 7회까지 김대한-양석환-김재환-허경민-박세혁을 5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괴력투를 선보였다.

경기 중반 이후에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은 직구에 더해 결정구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다양하게 섞었고,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기 일쑤였다.

분전에도 키움 타자들은 쉬이 응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8회 말 2사 후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1루수 이병규가 놓쳤고, 안우진은 후속 타자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고 말았다. 4회 이후 처음 허용한 안타. 결국 투구수가 105개까지 불어나면서 안우진은 이명종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무리 했다.

하지만 9회 말 타자들이 결국 응답했다. 이지영의 선두 타자 안타 이후 2연속 삼진이 나왔지만 김준완과 이용규의 안타로 만든 만루 찬스서 상대 실책으로 역전 점수를 올렸다. 이정후의 2루 방면 땅볼 때 두산 강승호의 치명적인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고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나온 송성문의 추가 적시타로 2점 차로 스코어를 벌린 키움은 9회 말 등판한 문성현이 추가 1실점으로 경기 리드를 지켜내고 경기를 매조졌다.

경기 종료 후 안우진은 “승리는 책임지지 못했지만 팀이 연승을 이어가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한 이후 “이지영 선배가 잘 이끌어준 덕분에 타자와 집중해서 승부할 수 있었다”며 호흡을 맞춘 포수 이지영에게 호투의 공을 돌렸다.

경기 중 나온 실책에 대해선 “실책은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더 자신감 있게 던지려고 노력했다”면서 “남은 경기도 잘 마친다면 성공적인 전반기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반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