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정강이 강타→각성 멀티홈런' 양석환의 분투도 막지 못한 5연패[스한 이슈人]

허행운 기자 2022. 7. 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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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그것도 연속으로 두 번을 맞았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 통증을 호소하며 팬들의 우려섞인 시선을 받은 양석환(31·두산 베어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시원한 대포를 두 방이나 터뜨렸다. 그러나 팀의 충격 역전패로 모두 빛이 바래버렸다.

ⓒ스포츠코리아

양석환은 5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의 시즌 10차전 홈경기에 3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양석환이 팀이 낸 3점을 홀로 책임졌음에도 두산은 3-4 역전패를 당해 5연패 늪에 빠졌다.

양석환의 첫 타석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안우진이 4구 연속 슬라이더를 선택해 양석환을 공략했다. 양석환은 4번째 슬라이더를 받아쳤지만 배트가 부러지면서 공이 힘을 잃고 유격수 쪽에 뜨면서 내야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절치부심한 양석환은 양 팀 선발의 호투로 '0'의 행진이 이어지던 4회말 무사 1루에서 안우진과 두 번째 싸움을 펼쳤다. 이번에도 화두는 슬라이더였다. 안우진은 초구부터 147km/h 고속 슬라이더를 뿌렸고 양석환은 기다렸다는 듯 다시 스윙을 냈지만 파울에 그쳤다. 설상가상 파울타구가 자신의 왼쪽 발등을 강타하면서 통증을 호소한 양석환이었다.

불운은 2구째에도 이어졌다. 다시 한 번 안우진은 슬라이더를 선택했고 또 스윙을 낸 양석환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파울이 됐고 이번엔 타구가 양석환의 왼쪽 정강이 아랫 부분을 강타했다. 2구 연속 자신의 타구에 맞은 양석환의 상태는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2번의 통증이 각성의 계기가 된 것일까. 양석환은 이어진 3구째 승부에서 폭발했다. 안우진이 양석환 상대 처음으로 슬라이더가 아닌 공을 선택했다. 그것은 바로 커브.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는 양석환의 타이밍을 한 차례 뺏으려는 의도가 담겨있던 공이었지만 제구가 말을 듣지 않고 존 높은 쪽에 형성됐다.

양석환은 이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 번 스윙을 내 강력하게 공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이 타구는 가볍게 좌측 담장을 넘어 잠실 외야석에 떨어졌다. 구단이 제공한 트랙맨 데이터에 의하면 타구속도는 162.8km/h, 발사각은 38.1도였고 비거리는 114.5m가 찍혔다.

ⓒ스포츠코리아

양석환의 시즌 8호포였다. 지난 2일 수원 kt 위즈전에 이어 이틀 만에 홈런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이 홈런이 키움의 '토종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로 나왔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안우진은 올해 커리어 하이를 일찌감치 예약하며 순항 중이다. 이미 9승을 찍으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7승, 2019·2021시즌)을 넘었고, 내친 김에 개인 첫 두 자릿수 승리까지 노리던 중이었다.

심지어 안우진의 시즌 피홈런은 단 1개에 불과했다. 지난 5월 31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오재일에게 허용했던 솔로포가 유일했다. 이날 전까지 안우진의 피장타율은 2할8푼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김광현(SSG·0.256), 알버트 수아레즈(삼성·0.279)에 이어 시즌 3위에 해당할 정도.

그랬던 안우진에게 시즌 2번째 대포를 안겨준 주인공이 바로 양석환이었던 것이다. 좀처럼 홈런을 만들기 힘든 투수에게 뺏어낸 아치라 더욱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양석환은 강승호의 뼈아픈 실책으로 2-4 역전을 허용한 9회말, 상대 마무리 문성현을 상대로 시즌 9호 솔로포를 터뜨렸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은 듯 했다.

그러나 그는 너무 외로웠다. 이날 두산이 낸 3점은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을 뿐, 다른 동료들이 함께 터져주지 못했다. 상대 선발 안우진에게 꽁꽁 틀어막힌 두산은 8회말 달아날 기회에서도 대타 양찬열이 이명종에게 봉쇄당하며 침묵했다. 그의 멀티홈런은 그렇게 무위로 돌아가버렸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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