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수학은 인간의 본질적 유희.. 편견과 한계 이해하는 과정" [한국계 수학자 첫 필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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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수학은,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고, 좀 더 일반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일입니다. 저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도 받으니 깊은 감사함을 느낍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일 한국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허준이(3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는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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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자 보며 무게감 느껴져
난제 앞에 포기할 줄도 알아야
지금처럼 조용히 공부하고 싶어"
허 교수 부친 "들뜨지 말고 정진을"
동료 교수 "유튜브로 영광 함께해"
영광의 순간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석학교수(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에서 국제수학연맹(IMU)이 시상하는 필즈상을 받고 있다. 헬싱키=AP뉴시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일 한국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허준이(3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는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허 교수는 필즈상 시상식이 열린 핀란드 헬싱키 현지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역대 수상자 명단의 무게감을 느낀다면서 “그 명단 밑에 내 이름이 쓰인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던 시절부터 수학계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해결하는 등 세계 수학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리드 추측은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제시한 조합론 문제로, 허 교수는 이를 대수기하학 방법으로 해결했다. 필즈상 선정위원회가 밝힌 대로 조합론과 대수기하학의 지평을 새롭게 확장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는 수학에서 소위 난제라는 것을 대할 때 “포기할 때는 놔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인류 전체로서 아직 그런 종류의 현상을 이해할 준비가 안 된 것도 있고, 혹은 내가 개인 연구자로서 그 문제를 연구하고 이해하기에 준비가 안 된 때도 있는데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것을 이를 악물고 5년 이내에 풀어내겠어’라고 한다면 공부하는 과정이 굉장히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그가 리드 추측, 로타 추측과 같은 오랜 수학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포기와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셈이다. 허 교수는 “가끔 놔주는 시기가 있으면 계속 새로운 방식으로 실패하면서 자기가 시도하고 탐험해 보는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원래 목표가 아니더라도 뭔가 새롭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 쾌거에 국내외 수학계에서는 축하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허 교수 아버지인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는 “나도 크게 보면 수학계 일원이기에 가까운 가족에서 큰 성취가 이루어진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아들이) 수상으로 들뜨지 않고 꾸준히 정진했으면 한다”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허 교수의 석사과정 지도교수인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허 교수가) 40세가 되기 전에 그토록 많은 난제를 해결한 걸 보면 누구든 허준이 교수가 필즈상을 수상하고도 남을 만큼 성취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쁘고, 꿈만 같다”고 말했다.
허 교수가 재직 중인 KIAS의 최재경 원장은 “KIAS 사람들 10여명이 모여 유튜브로 다 함께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을 봤다”며 “KIAS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허 교수 연구에 조금이나마 공헌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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