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가장 가까운 '서해의 독도'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
동해에 독도가 있다면 서해에는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가 있다. 격렬비열도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섬으로 우리 영해·영토 안보에 중요한 섬이다. 이 섬이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되면서 항만이 새로 생기게 됐다. 향후 우리 바다와 국토를 지켜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는 충남의 최서단에 위치해 ‘서해의 독도’라고도 불리는 태안 격렬비열도가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최종 지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 섬을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항만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4일 공포됐다. 국가관리 연안항은 화물 및 여객 수송이 주요 목적인 일반 항만과 달리 영해 및 영토 관리와 선박 피항 등을 주요 목적으로 건설되는 항만을 말한다.
국가관리 연안항인 격렬비열도항은 격렬비열도를 이루는 3개 섬 가운데 북격렬비도에 건설된다. 북격렬비도에는 해양수산부의 유인 등대와 기상청 서해종합기상관측기지가 이미 설치돼 있지만, 항만은 없다. 이 섬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등대 근무요원 2명이다. 등대 근무요원 등이 섬을 오가는 경우 배를 바위 앞에 대는 등 ‘위험한’ 입출항을 해왔다. 서해종합기상관측기지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향후 새로운 항만이 생기면 해양경찰의 경비함정이나 국가어업지도선 등 다양한 선발의 입출항이 자유롭게 이뤄지게 된다. 충남도는 항만이 조성되면 해양경찰의 경비함정 및 국가어업지도선이 중국 선박 등의 불법 조업 현장 등에 출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태안 안흥항에서 출동할 때와 비교해 2시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격렬비열도에 국가관리 연안항이 만들어지면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해양 영토 분쟁을 원천 차단하고, 해경·어업지도선 출동 거리를 단축시킴으로써 중국 어선에 의한 불법 조업 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격렬비열도는 태안 안흥항 서쪽 약 55㎞에 동·서·북 3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 멀리서 보면 섬이 마치 기러기들이 열을 지어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해서 격렬비열도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격렬비열도에 비해 위도상으로 더 서쪽에 있는 섬이 있지만, 격렬비열도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데다 서해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영해·영토 안보에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해수부는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건설을 위한 항만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해수부의 항만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는 2024년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2030년 안에 선박 접안이 가능한 부두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해수부 등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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