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가담시킨 '가출팸' 덫..10대·장애인 노려
[앵커]
숙식을 제공한다며 집 나온 청소년 등을 끌어모은 뒤 이들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오갈데 없는 10대나 지적장애인의 통장과 휴대전화가 범행에 악용됐습니다.
김효경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검은 차에 올라탔던 한 남성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에서 홀로 달립니다.
지적장애인인 남성 A 씨가 20대 남자들에게 폭행을 당하다 도망가는 겁니다.
남성 A 씨가 가출청소년들이 모여 사는 이른바 '가출팸'에 들어간 건 지난해 12월입니다.
돈을 벌 수 있고 숙식도 제공한다는 SNS 글을 본 뒤였습니다.
14살의 가출 청소년 B 군도 이곳에 들어갔습니다.
'가출팸'을 모집한 20대 남성 3명의 말에 꾀어 이들은 통장을 만들고 휴대전화를 개통했습니다.
20대 남성들은 이후 이들의 계좌 등을 이용해 두 달 동안 100여 명에게 게임 아이템이나 중고물품 거래 사기를 벌여 천9백여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A 씨가 자신의 계좌가 사기에 악용됐다는 사실을 인터넷에 알리자, 20대 남성들은 A 씨를 집단 폭행했습니다.
[이동건/마산동부경찰서 수사과장 : "지적장애인인 가출인이 범행 사실을 SNS에 알리자 이제 그 사실을 알고 유인을 해서 집단 폭행을 가한 겁니다."]
오갈 데 없는 가출 청소년과 장애인을 앞세워 사기 행각을 벌이는 동안 이들은 가명을 쓰는 등 신분을 숨겨왔습니다.
[박선영/한세대학교 경찰행정학과교수 :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가정을 벗어나는 순간 의식주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되고요, 이러한 취약한 위치로 인해 범죄의 피해와 가해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은 20대 남성 2명을 구속하고, 다른 혐의로 수감 중인 1명에게는 사기와 폭행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또, 지적 장애인과 10대 청소년도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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