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 미국행..내달 3일 발사
7일 플로리다 기지 도착
한국의 사상 첫 달 궤도선인 ‘다누리’를 미국 발사장에서 쏘기 위한 이송 작업이 시작됐다. 달 표면 자원 탐사 등 임무를 띤 다누리는 다음달 3일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앞서 국내 기술로 처음 성공한 누리호 발사에 이어, 이번에는 다누리 성공으로 세계 7번째 달 탐사 국가가 될지도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오전 10시 다누리를 대전 소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출발시켜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6일 새벽 비행기에 실려 인천공항을 떠난 뒤 미국 올랜도 국제공항으로 옮겨진다. 그 뒤 다시 특수 컨테이너에 실려 육로를 통해 7일 발사장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누리는 발사장에서 상태 점검과 연료 주입, 발사체 결합 등을 거친 뒤 다음달 3일 오전 8시24분(한국시간)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제작한 ‘팰컨9’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쏘아올려진다.
다누리는 발사 뒤 4개월 반 동안 지구에서 155만㎞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갔다가 부메랑처럼 지구 방향으로 돌아온다.
다누리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이라는 비행술을 쓴다. 지구와 태양, 달의 중력을 이용해 목적지에 다다르는 방법이다. 단 며칠 만에 달로 바로 날아가는 방법보다 비행 기간은 길어지지만, 연료 소모량은 25% 줄일 수 있다.
가로 2.14m, 세로 1.82m, 높이 2.19m인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관측 임무에 들어간다. 달 궤도 100㎞를 원형으로 돌면서 모두 6개의 장비를 가동한다.
이 장비들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만든 건 달 생성 원인을 연구하기 위한 ‘자기장 측정기’(경희대) 등 5개다. 나머지 1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만든 장비다. 달 극지방의 그늘에서 얼음 상태의 물을 찾기 위한 ‘영구음영지역 카메라’가 실린다.
다누리 발사는 한국 우주개발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구 궤도를 벗어나 다른 천체로 보내는 한국의 첫 탐사용 인공위성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달에 착륙선이나 궤도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건 미국과 구소련,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다. 한국이 달 궤도선을 성공적으로 달에 보낸다면 세계 7번째 달 탐사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미국의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되지만, 향후에는 자체 기술로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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