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물가 7.4% 상승..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
[KBS 제주] [앵커]
최근 밖에서 식사를 하거나 장을 보기가 겁난다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지난달 제주의 소비자 물가가 7%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입니다.
이달부터는 공공요금도 올라 서민 경제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의 한 대형 마트.
정육 코너 앞이 한산합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제주지역 삼겹살 가격은 이달 초 3,200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나 올랐습니다.
여기에 과일과 채소 등의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가계 부담이 커졌습니다.
[김중렬/제주시 조천읍 : "사는 건 똑같은데, 비용을 지출하는 건 15~20% 더 많이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주시의 한 주유소.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들어서는데 운전자들의 맘은 편치 않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에 따르면 제주지역 휘발유는 2,132원으로 서울 다음으로 높고, 경유는 2,207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쌉니다.
영업용 운전자나 직장인이나 모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정성용/제주시 도남동 : "기름값이 오르다 보니까 6만 원을 집어넣어야 꽉 차요. 최근에는 출퇴근용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물가가 치솟으면서, 식당에서도 점심 한 끼를 만 원 이하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 발품을 파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임창임/제주시 연동 : "작년 대비해서 내가 생각하기에 천 원, 2천 원 오른 것 같아요. 한 끼 식사가. 여기는 먹을 때 부담도 없고."]
지난달 제주도 소비자물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7.4% 올랐습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한 겁니다.
특히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8.3%나 올랐습니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지난해와 비교해 56.7%, 휘발유는 34.1% 오르며 지역 물가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돼지고기는 27.7%,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24.2%, 외식비도 7.7% 올랐습니다.
제주지역 가구별 소비가 많아 가중치가 높은 품목인 교통과 식료품 등이 크게 오르며 지역 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김희석/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 팀장 : "(가중치가 높은) 교통이 21.6%, 주택·수도·전기·연료가 8.5%,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가 6.6%로 전국에 비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달부터 전기세와 가스요금, 음식물 처리 비용 등 공공요금도 인상되면서 서민 경제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그래픽:조하연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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