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저 수포자 아닌데..팩트체크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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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된 재미 한인 수학자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5일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라고 알려진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그뒤 미국으로 건너가 2012년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45년간 수학계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해결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6년 뒤 리드 추측을 포함하는 '로타 추측'마저 해결해 전세계 수학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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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된 재미 한인 수학자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5일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라고 알려진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5일(현지시간) 필즈상 시상식이 열린 헬싱키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에서 진행된 화상인터뷰에서 한국 언론이 수포자라고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해명을 해야 한다.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 표현이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국내 언론과 인터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5월 매일경제신문과 올초 1월 조선일보와 잇따라 인터뷰를 했는데 이때 허준이 교수가 수포자였다는 말이 처음 등장했다.
허 교수는 “(당시 기자에게)초등학교 때 스키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부모님이 '이제는 구구단을 외웠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셔서 1단과 2단을 외우다가 3단은 외우지 못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는데, 이를 두고 인터뷰 기사에서 수포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했다. 허 교수는 이어 “저는 수학을 아주 잘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간 정도는 하는 학생이었다”며 스스로 수학을 포기했다고 말한 적이 없음을 강조했다.
허 교수는 이날 필즈상을 수상한 소감을 묻자 “몸 건강히 낳아주신 부모님, 성격이 모나지 않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들, 언제나 함께해주는 아내, 그리고 연구를 방해하지 않아 준 어린 아들들에게 모두 고맙다”고 말했다.
주요 수상 업적인 '리드 추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선 “사실 부끄럽게도 조합론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유학을 갔다”며 “은사인 히로나카 교수님(히로나카 헤이스케 일본교토대 명예교수) 어깨 너머로 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이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조합론에 열정적인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서 리드 추측을 접했다”며 “평소에 생각하던 내용과 궁금한 점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니 정확히 들어맞았고, 운 좋게 문제를 풀기 전에 해답을 먼저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오랜 연구 과정에서 경쟁으로 힘든 적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수학계에선 경쟁자라는 개념이 없다”며 “수학적 업적은 주로 협업을 통해 이뤄지며, 혼자보다는 많은 사람과 교류하면서 연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란걸 다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허 교수는 국내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온 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2007년 서울대 물리천문학과와 수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다시 2009년 같은 학교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허 교수는 그뒤 미국으로 건너가 2012년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45년간 수학계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해결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6년 뒤 리드 추측을 포함하는 ‘로타 추측’마저 해결해 전세계 수학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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