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신문사가 없어졌다'..팬데믹 이후 미국 지역 언론의 위기
2019년 말 이후 신문사 360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폐간한 신문사 340곳 가량은 주로 지역사회 소식을 전하는 주간지였습니다.
동네 소식을 전해주는 지역 언론사들이 사라지는 속도는 더 빠릅니다. 지역 언론사 소멸로 신문이 주민에게 배달되지 않는 지역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계는 이를 가리켜 언론 사막화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땅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은 미국에서 지역 신문은 한국과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캠퍼스 커뮤니케이션학부 강석 교수는 "지역 소식을 전하는 로컬 언론은 지역주민들을 유대감과 결속력으로 연결하는 커뮤니티 역할을 한다"며 "지역 언론이 사라진다는 건 지역 주민 사이 응집력과 소속감이 약해진다는 의미"라 진단했습니다.
그마저도 남아있는 지역 언론사 가운데 순수하게 지역 소식을 전하는 데 치중하는 회사는 17%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3%의 지역 언론은 전국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대량 해고 사태 이후 기자 숫자가 줄어들게 되자 적은 취재인력으로 지역뉴스 보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전국방송과 신문에 나오는 기사를 옮겨 쓰는 역할만 하는 겁니다.
독자가 줄고 중앙 언론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흥미 위주의 정치나 분열, 대립구도가 주요 어젠다로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언론의 위축은 주민들이 올바른 정보를 전달받을 권리를 줄어들게 합니다. 지역 정치세력을 견제하고 지역기업의 부정부패를 감시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미국 지역 언론사들은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또 재정난 극복을 위해 기존 도심에서 부동산 가격이 싼 지역으로 사옥을 이전하는 언론사도 늘고 있습니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하는 대신 부동산 매각으로 자구책을 찾아나가는 생존전략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150년 역사를 지닌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입니다.
100년 넘게 사용하던 사옥을 지난해 매각하고 최근 한적한 공터에 새로운 사옥을 올렸습니다.
다음 순서에서는 100년 넘게 발행하던 종이신문 대신 디지털 전환을 통해 유료 구독자 유치 시험에 나선 미국 언론사들의 사례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KPF디플로마 로컬저널리즘'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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