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장단 뽑아놓고 '원점' 맴도는 원구성 협상

여야가 한달 넘게 공전 끝에 4일 후반기 국회 의장단을 선출해 파행 개원을 면했지만 이번에는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양보 없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원구성 2라운드가 시작된 것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여야 합의로 의장단을 선출해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튼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여야간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어 전망이 밝지 않다. 상임위는 의정활동의 중심이다. 그런 상임위가 작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국회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 까닭에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은 까다롭기 이를 데 없다. 상임위원장 배분 자체는 손쉬운 문제일 수 있다. 의석수에 따라 배분하면 큰 불만이 있을 수 없고 전반기에 비추어 18개 상임위원장을 11대 7로 나누면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법사위원장 몫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바람에 후반기 원구성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다.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에게 넘기겠다는 민주당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도 협상이 원점에서 또 겉돌고 있는 이유는 민주당이 조건을 걸어놓았기 때문이다.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국민의힘에게 이른바 '검수완박법' 헌재 제소 취하와 사개특위 구성 협조를 요구하고 나섰는데 국민의힘은 이에 순순히 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부분적인 협상의 여지를 두기는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여야가 5대5 동수로 특위를 구성하자는 게 '마지노 선'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자 민주당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법사위와 사개특위'가 한 세트로 묶여 있어 여야간에 절충점을 찾기가 여의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조건에 조건을 붙는 식이면 후반기 원구성 협상은 기약없이 늘어질 뿐이다. 서로 교환하려는 패가 맞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 탓을 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우선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부터 결론을 내는 게 협상의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상임위 가동은 국회의 본령이고 국민에 대한 책무다. 거기에 전제 조건을 붙여 소모전을 이어가는 것은 오만하게 비치기 십상이다. 여야는 누구를 위한 원구성 협상인지 자문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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