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서초는 오르는데 송파는 왜!"..강남권서도 전세 양극화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3.1로 집계됐다. 전주(103.2) 대비 소폭 내렸다. 동남권에서는 송파구(103.4)가 가장 낮았다. 서초구(103.8)·강남구(103.5)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는 전셋값이 12억원 안팎이었는데 이날 9억8000만원에 새로운 매물이 나왔다. 곧 기존 전세계약이 끝나는 상황이지만 좀처럼 문의가 없어 2억5000만원 낮춘 것이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최근 9억5000만원짜리 전세매물이 출회됐다. 지난달 28일 11억7000만원에 세입자를 받았던 타입이다. 일주일 만에 2억2000만원이 빠졌다.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1일 12억8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지만 이날은 11억원으로 낮아졌다. 리센츠 전용 84㎡ 역시 올해 초 14억원에 육박했던 전세 시세가 11억5000만원까지 내려왔다.
반면 서초구(0.00%→0.03%)와 강남구(0.02%→0.01%) 아파트는 전셋값이 상승했다. 강남구에서는 지난달 전세 신고가만 4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0차아파트 전용면적 151.93㎡가 직전 거래일 대비 4억원 오른 20억원에 새로운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금리 조정 우려와 매물 누적 현상이 지속되면서 거래가 막혔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며 "임차인들 학군적으로나 위치적으로나 강남구와 서초구를 더 선호하게 되면서 송파구 전세시장이 침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매매가 안 돼 전세로 돌렸는데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급매물로 내놓기는 싫어서 고민", "이제 강남2구와 강동2구로 재편해야 할 듯", "일단 8월까지 기다려 보겠다" 등 송파구 아파트 소유주들이 고민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수요자들도 현재의 집값을 고점으로 인식해 선뜻 고액의 보증금을 걸지 않고 있다. 매매가격이 하락하면 자연스럽게 전세가격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 2019년 7월 4억3908만원에서 지난 5월 6억3337만원으로 3년도 채 되지 않아 2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임대차시장 안정화를 약속한 만큼 전셋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 상향에 월세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변동형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저 연 3.59%에서 최고 연 5.67%다. 은행권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 5% 선을 넘어서면서 세입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번거롭게 대출을 받아 높은 이자를 감당하는 것보다 월세를 지불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월세시장에서는 보증금 1억원당 월세를 30만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은행에서 2억원을 연 4.5% 금리로 빌리게 되면 다달이 내야 하는 이자가 75만원에 달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다섯 달 동안 서울 아파트 전체 임대차 거래 건수는 9만850건이었다. 이 중 전세를 제외한 월세·준월세·준전세 거래가 3만5975건으로 전체의 39.6%를 차지했다. 잠실리센츠의 경우에도 지난 5월 월세 낀 임대차 계약이 36건으로 전세 계약 35건보다 더 많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가격이 오랫동안 상승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가 한국은행이 하반기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전세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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