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가담시킨 '가출팸' 덫..10대·지적장애인도 노려
[KBS 창원] [앵커]
돈도 벌 수 있고 숙식도 제공한다며 이른바 '가출팸'을 모집해 범죄에 이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오갈 데 없는 10대나 지적장애인에게 계좌번호와 휴대전화를 만들게 해 범행에 가담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흰색 옷을 입은 남성이 검은 차에 올라탔다가 잠시 뒤, 재빨리 도망을 갑니다.
지적장애인인 이 남성은 이른바 '가출팸'에 들어갔다가 자신의 계좌가 사기 행각에 악용됐다는 사실을 SNS에 올렸다며 일당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겁니다.
[이동건/마산동부경찰서 수사과장 : "계좌하고 휴대전화기를 범행에 이용한 이후에 이용 가치가 없어지니까 그 모텔에 버려두고, (A씨가 SNS에 알린) 사실을 알고 유인을 해서 집단 폭행을 가한 겁니다."]
이 남성이 SNS에 '가출팸'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일당을 찾아간 것은 지난해 12월.
'돈도 벌 수 있고 숙식도 제공한다'라는 말에 속은 겁니다.
일당인 20대 남성 3명의 말에 꾀어 만든 통장 계좌와 휴대전화는 범죄에 고스란히 악용됐습니다.
이후 두 달 동안 이들과 부산과 광주를 오가며 생활했지만, 지난 1월 모텔에 남겨졌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게임 아이템 사기 거래 수사과정에서 A 씨의 계좌가 추적되면서 이들의 범행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두 달 동안 중고물품과 게임 아이템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100여 명, 피해 금액도 천900만 원에 달합니다.
[박선영/한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가정을 벗어나는 순간 의식주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되고요. 이러한 취약한 위치로 인해 범죄의 피해와 가해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은 사기와 폭행 혐의로 20대 남성 2명을 구속하고, 다른 혐의로 수감 중인 1명은 재감인 송치 했습니다.
또 이들의 '가출팸'에 든 지적 장애인과 10대 청소년도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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