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한동훈 법무부 비판 단독보도 홈피에서 삭제

김예리 기자 2022. 7. 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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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의 검찰 인사 비판 단독보도 홈페이지서 삭제
편집권 침해 일상화됐나…"출고는 혼선" 구성원들 납득 못해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서울신문.

서울신문이 자사가 보도한 단독 기사를 삭제했다. '호반 대해부' 보도 삭제 이후 대주주를 언급하거나 이해관계와 관련된 보도 축소에 이어, 법무부를 비판한 단독 보도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삭제된 상황에 서울신문 구성원들은 편집권 침해가 일상화된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3일 오후 4시54분께 법무부가 군 기밀유출에 연루돼 징계 받은 전력이 있는 검사를 국가정보원에 파견했다는 내용을 담은 “'軍기밀 유출' 연루로 징계받은 검사, '요직' 국정원 파견 논란” 기사를 출고했다.

서울신문은 이 기사에서 법무부가 기밀 유출 관련해 지난해 9월 견책 처분을 받았던 검사를 4일자로 '선망 요직'인 국정원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기사는 해당 검사가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윗선에 보고했던 인물로 법무부의 “보은인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네이버 포털 내 서울신문 기사 '軍기밀 유출 연루로 징계받은 검사, 요직 국정원 파견 논란' 갈무리
▲4일 경향신문 8면. 경향신문은 서울신문이 단독보도한 사안을 지면에 배치했으나 정작 서울신문은 홈페이지에서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해당 기사는 법무부의 검찰 인사에 대한 비판을 담은 단독 보도로, 이후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뉴시스, 뉴스1 등 각종 일간지와 통신사가 이를 받아 취재·보도했다. 경향신문은 4일 사회면 지면에 기사를 배치했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보도가 나온 지 몇시간 만인 3일 저녁 자사 홈페이지에서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서울신문은 네이버와 다음 등 뉴스 포털에는 기사를 남겨두었으나, 제목에선 보도 당시 달았던 '[단독]' 표시를 삭제했다.

이 기사는 다음날 지면에도 잡혔다가 빠졌다. 취재에 따르면 해당 기사는 당일 오후까지 다음날(4일) 지면안 9면에 배치됐으나 편집국장을 비롯한 데스크가 참여하는 편집회의가 끝난 뒤 지면수정안에서 빠졌다.

▲서울신문 홈페이지 '軍기밀 유출 연루로 징계받은 검사, 요직 국정원 파견 논란' 기사 페이지

앞서 서울신문은 지난해 9월 호반그룹이 대주주가 된 이후인 지난 1월 '호반 대해부 기획보도' 50여건을 무더기 삭제해 기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 달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사건 담당인 서울중앙지검 4차장의 과거 성비위를 단독 확인한 기사를 사측 지시로 지면에서 빼고, '대장동 개발 뇌물'과 관련한 법정 증언 가운데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언급을 삭제한 채 기사를 출고했다.

서울신문 구성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 사측이 기사를 삭제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보도에 문제가 없었던 데다, 특히나 제도권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에 최전선으로 꼽히는 법조 분야에서 서울신문의 단독 보도가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삭제됐기 때문이다. 취재에 따르면 기사 삭제 이유에 대한 편집국장의 공식 설명은 없었다.

구성원들은 '검찰을 불편하게 만들기 싫은 사주 뜻이 반영된 것 아니냐'고도 우려한다. 호반은 현재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승계 의혹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데, 공정위가 고발하면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게 되는 점에 비춘 추측이다.

기사 삭제 소식을 접한 구성원 A씨는 “사주 이해관계와 직접 관련 있는 검사를 비판한 기사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왜 삭제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가 검찰과 일심동체처럼 움직이는 상황에서, 넓게 보아 한동훈과 윤석열을 비판한 보도에 거부감이 있다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B씨도 “(기사를 삭제한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저 검찰을 불편하게 만드는 걸 하기 싫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훈 서울신문 사회부장은 4일 저녁 해당 기사 삭제에 대해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지면 나가는 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저도 신경을 안 쓰기 때문에 모르는데 기사는 잘 나가고 대여섯 군데 이상 (매체에서)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5일 “해당 기사는 편집국 아침 회의에서 기사 요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해 보충 취재를 지시하면서 그날 킬 시킨 기사였다. 현장에 그 메시지가 전달되지 못한 탓에 온라인에 출고되는 혼선이 있었다”며 “과잉해석될 이유 전혀 없다는 사실,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기사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고 포털엔 남겨둔 이유를 묻자 “굳이 왜 포털에서까지 삭제해야 하느냐”고 답했다.

황 국장은 △기사의 어떤 점이 미비하다고 판단했는지 △사주와 관련한 윗선 지시에 의한 편집권 침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은 미디어오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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