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35A 전격 한반도 전개.. 北 核실험 징후에 '사전 경고'

박수찬 2022. 7. 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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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공군기지서 6대 급파
北 6차 核실험 후 4년7개월 만
열흘간 韓 전투기와 연합 훈련
스텔스 성능, 北 방공망 무력화
첨단 전력으로 도발 억제 노려
美 정찰기 비행도 잇따라 포착
지난달 7일 한국 공군의 F-35A, F-15K, KF-16 전투기 16대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가 서해상 공역에서 공중무력시위 비행을 하고 있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5일 미국 공군 소속 F-35A 스텔스 전투기 6대가 한반도에 전개해 14일까지 한국 공군과 함께 연합 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깜짝 등장’이다. 제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경고를 보내면서, 향후 전략자산의 추가 전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북한 압도하는 무력 과시

국방부는 5일 미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에 있던 F-35A 6대가 한반도에 전개됐다고 밝혔다. 미 공군 F-35A는 오는 14일까지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보여주면서, 한·미 공군 간 상호운용성을 향상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도 이날 미 공군 F-35A가 한국 공군 F-35A를 포함해 다양한 기종의 한국군 전투기들과 훈련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훈련 장소는 한반도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은 “전투기들은 10일에 걸친 훈련 기간 동안 한국과 주변 해역 상공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공군 F-35A가 공개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당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비롯한 탄도미사일을 쏘고 6차 핵실험까지 단행해 한반도에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그때 미국은 F-35A 외에 F-22 스텔스 전투기, B-1B 전략폭격기를 투입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했다.
군산 착륙 5일 전북 군산의 미국 공군기지에 미 공군 F-35A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에 있던 F-35A 6대가 한반도에 들어와 14일까지 한국 공군과 함께 연합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약 5년 만에 이뤄진 F-35A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과 미군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미군 확장억제력의 일부로 분류되는 전략자산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한 2018년부터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반도 유사시 괌이나 미 본토에서 투입될 전략폭격기가 평시에 한반도에서 현지 환경을 익히고 한국군과 함께 훈련할 기회가 사라져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과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약화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F-35A는 B-1B, B-2, B-52H 전략폭격기나 핵추진항공모함 등과 달리 전략자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최강 수준의 스텔스 성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F-35A를 탐지할 능력이 없다. 북한으로서는 사전 경고 없이 언제든 핵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F-35A가 한반도에 전개하면, 군사적 움직임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징후가 뚜렷한 국면에서 ‘사전 경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위협이나 도발 강도에 따라 미국은 언제든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투입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며 “북한에 여러 가지 고민을 던져주는 카드”라고 전했다.
탄도미사일과 지상 목표물 등을 감시하는 미군 정찰기 코브라볼(RC-135S)이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모습. 13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 등에 따르면 코브라볼은 이날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펏 공군기지를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미군기지로 향한 정황이 포착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군 정찰자산 한반도 출격 잇따라… 괌에는 폭격기도

미 공군 F-35A의 전개와 맞물려 미군 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군용기 위치 정보를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리벳조인트’ 등에 따르면, 먼 거리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및 궤적 등을 추적할 수 있는 RC-135S 정찰기가 3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이륙해 동중국해와 서해로 날아갔다. 미 공군에서 2대만 운용 중인 RC-135U 정찰기도 지난달 26일 수도권을 포함해 한반도 중부지역을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RC-135U는 레이더 등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를 잡아내는 정찰기다.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도 괌에서 대기 중이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이날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 랩스가 최근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찍은 위성사진들에서 B-1B가 지난달 3일부터 한 달 넘게 계속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괌에 배치된 B-1B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가장 먼저 한반도에 전개될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이전과 그 이후 상황까지 고려, 정찰기 비행→전투기 투입→전략자산 전개로 이어지는 대북 압박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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