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져서 에어컨도 못 틀어요"
[앵커]
이런 고물가에다 때 이른 폭염까지 겹치다 보니, 전에 없던 이중고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냉방시설이 다 있는데도 기름값과 전기료가 부담돼, 더위를 참고 일하는 현장이 한둘이 아닙니다.
황현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5톤 유조차를 운전하는 신대원 씨.
흐르는 땀을 계속 닦고, 물도 수시로 마십니다.
평소 여름과는 달리 올해는 에어컨 가동을 포기했습니다.
한 달 기름값이 7백만 원까지 늘어난 상황.
에어컨이라도 멈추면 30만 원 정도는 아낄 수 있습니다.
[신대원/유조차 운전자 : "더위와의 싸움인데, 원하는 만큼 (에어컨을) 틀려면 지금의 기름값이 떨어져야 되는데, 사실상 어렵고 하니까."]
실내 온도는 40도, 습도는 85%.
열 화상 카메라에 보이는 체온은 39도가 넘을 정도입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차량 배터리에 연결해 쓰는 전기 에어컨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이게 너무 고가거든요. 250만 원 ~ 300만 원 정도 하는데, 그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걸 설치했을 때 조금 더 절감을 할 수 있어서..."]
택배기사 김문형 씨도 에어컨을 멈추고 운행합니다.
예전에는 택배 상자를 나른 뒤 흐르는 땀을 차에서라도 식혔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어렵습니다.
[김문형/택배기사 : "땀 식힐 때 틀긴 틀었는데 지금은 기름값이 너무 비싸니까 (가동) 못하고 땀 닦고 물 마시는 거로 끝내고 있어요."]
방과 후 아이들의 학습 공간인 지역 돌봄센터도 에어컨 사용을 크게 줄였습니다.
지자체 등이 주는 냉방비 지원이 늘기는 했지만, 전기료 인상 폭에는 못 미칩니다.
에어컨 가동 규칙을 만들 정도입니다.
[강미경/염광지역아동센터장 : "아이들이 10명 정도 모이면 에어컨 틀기를 자구책으로 생각해서 하고 있고요. 선생님들은 될 수 있으면 이제 선풍기 틀어서…."]
전에 없던 고물가와 폭염, 여느 여름보다 큰 이중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 김경민 하정현/영상편집: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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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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