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해법' 민관협의회 가동.. 日 호응 여부가 관건

노민호 기자 2022. 7. 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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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에 관한 한일 간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 공동 협의회가 4일 공식 출범하면서 그 활동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우리 법원의 해당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당사자인 일본 전범기업들 또한 같은 이유로 강제동원 피해자 측과의 배상 협의에 불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협의회 차원에서 내놓을 수 있는 해법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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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장관 "한국내 움직임에 일일이 언급하는 건 자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관련 민관협의회에 참석하는 피해자 대리인단과 지원단. 왼쪽부터 법무법인 해마루 임재성·장완익 변호사,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2022.7.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에 관한 한일 간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 공동 협의회가 4일 공식 출범하면서 그 활동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협의회에서 어떤 방안이 논의되든 궁극적으론 일본 정부가 그에 호응할지 여부가 문제 해결의 관건이란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민관 협의회는 4일 첫 회의에 이어 제77주년 광복절(8월15일)이 끼어 있는 내달까지 최소 3차례 가량 회의를 더 열어 각계 제안을 토대로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 이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우리 법원의 해당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당사자인 일본 전범기업들 또한 같은 이유로 강제동원 피해자 측과의 배상 협의에 불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협의회 차원에서 내놓을 수 있는 해법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우리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엔 일본제철, 그리고 같은 해 11월엔 미쓰비시(三菱) 중공업을 상대로 각각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 또는 1억50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강제동원 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한국 정부에 제공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며 우리 법원 판결을 "한국 측이 책임지고 '시정'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이 때문인지 일본 정부는 이번 협의회 출범과 관련해서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 © AFP=뉴스1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민관 협의회에 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한국내 움직임 하나하나에 대해 언급하는 건 자제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 그는 "일본 정부는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한국 측과 긴밀히 의사소통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의 이날 발언 또한 '한국 법원의 판결로부터 촉발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는 일본 정부나 기업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외교가에선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을 둘러싼 한일 간 갈등 해소 방안 가운데 하나로 우리 정부가 먼저 '대위변제'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한 뒤 일본 전범기업들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안(案)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우리 정부의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권 청구 또한 기본적으로 일본 전범기업들이 우리 법원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을 인정해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강제동원 피해자 측에선 일본 전범기업들과의 '직접 협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중평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우리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는 걸 꾸준히 알릴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이 일을 한국 정부에만 떠맡기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일본에도 지속 발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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