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연금 백만장자?.. '원금 보장' 족쇄 있으면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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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부터 300조원 규모의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도 사전지정운용제도인 '디폴트옵션'이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이 시행되면 퇴직연금 가입자가 먼저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의 설명을 바탕으로 예금 등의 순수 원리금 보장상품과 법령상 허용되는 유형의 펀드 등 실적 배당형 상품, 포트폴리오(혼합형) 상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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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등 공격형 상품 다양
원금보장형 포함 일본·한국뿐
안전 자산 고수익 기대 어려워
디폴트옵션 실효성 있나
오는 12일부터 300조원 규모의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도 사전지정운용제도인 '디폴트옵션'이 시행된다. 그러나 공개된 국내 디폴트옵션 제도 상품에 원리금 보장 상품이 담겨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과 고용노동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DC)와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에 디폴트옵션이 국내에도 도입된다.
디폴트옵션은 사전지정운용제도의 다른 말로, 고객이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따로 지시하지 않으면 사전 약속대로 자동 운용하도록 하는 연금 운용 방식을 말한다. 퇴직연금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이들 국가의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연 평균 6~9%에 이른다.퇴직자들 사이에서 '슈퍼 펀드', '연금 백만장자'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반면 지금껏 국내 퇴직연금제도는 물가 상승률 대비 낮은 수익률로 인해 근로자의 은퇴 후 노후 생활에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할 수 없었다.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295조6000억원으로 300조원에 육박했지만 수익률은 연 1~2% 수준에 그친다.
선진국처럼 퇴직연금을 자본시장에 투자해 적극적으로 운용하며 노후 자금을 불리자는 취지에서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했지만 기대만큼 실효성이 있을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취지와는 달리 고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원리금 보장 상품이 포함돼서다.
디폴트옵션이 시행되면 퇴직연금 가입자가 먼저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의 설명을 바탕으로 예금 등의 순수 원리금 보장상품과 법령상 허용되는 유형의 펀드 등 실적 배당형 상품, 포트폴리오(혼합형) 상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미국과 호주에는 디폴트옵션에 원리금 보장 상품이 없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을 포함시킨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지난 2005년 당시 시장금리가 연 5~6% 정도로 높았고 우리의 법정 퇴직금은 후불 급여 성격이 강해 국내에선 원리금 보장형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며 "미국의 퇴직연금은 기업 복리 후생 제도로 발달해 초기부터 주식 연계 상품이 많았고 투자상품에 대한 가입자의 이해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금 전문가인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을 논의할 때부터 원리금 보장 상품을 포함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며 "보험, 은행업계, 국회 등이 원리금 보장 상품을 배제하는 것에 반대해 도입이 지연되다가 결국 절충안이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은행 과 보험업계는 노후 소득은 안정성이 가장 먼저 확보돼야 한다고 원리금 보장형 상품 포함을 주장했다.
금융투자업계도 제도 도입을 위해 이를 수용하면서 현재의 제도로 만들어졌다. 남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 자체가 연금을 공격적으로 운용을 하기 위해 도입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도입 이후에도 수익률이 지금처럼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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