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송옥렬 "로펌 변호사·기업 사외이사 경력 이해충돌 문제없어"
기사내용 요약
공정위원장 후보자 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해
"학자 양심 버리고 이해관계 대변할 일 없어"
"해당 기업 문제된다면 엄정하게 법 집행"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김앤장과 KB금융지주, 금호석유화학 등에 몸담았던 경력이 공정위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5일 밝혔다.
송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된 기자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2003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임용되기 직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에서 약 6개월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와 관련해 "로펌이 제 적은 아니다"며 "다만 학자적 양심을 버리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기업 사외이사 경력에 대해서는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해충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해당 기업들이 문제가 된다면 당연히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송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대형 로펌인 김앤장 출신이 공정위원장을 맡기는 적합하지 않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제 평생의 경력은 교수 하나밖에 없다. 심지어 변호사 자격을 써본 적도, 사법시험에 붙은 것을 활용하지도 않았다. 계속 학교에 있었고 그 부분이 오히려 제 경력에 약점일 수 있다. 김앤장에서의 경력은 6개월이다. 이 때문에 김앤장 출신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마 김앤장도 싫어할 듯하다. 물론 로펌이 제 적은 아니다. 다만 학자적 양심을 버리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 결과를 보고 말해도 좋을 듯하다."
-기업 사외이사 경력이 있는데 이해충돌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금호석유화학, KB금융그룹 등 사외이사로 있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해충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해당 기업들이 문제가 된다면 당연히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다."
-시장 신뢰 회복 방안은.
"조사 과정에서 부당하게 조사권이 남용된다거나 그런 식의 문제 제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법 집행에 있어서 조사 절차의 정당성, 조사 대상 업체의 방어권 확보 등 연구해서 개선할 예정이다. 공정위 규제의 대부분은 재벌그룹, 대기업 또는 기득권을 가진 경제 주체들의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차근차근 마련하고 만약 개선이 필요하다면 조금씩 바꾸면서 사회적 신뢰를 쌓아가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부한 말이 있었는지.
"전화로 '잘해달라'고 했다. 짐작해보면 공정위는 기업을 옥죄기 위한 기관이 아니고, 자원을 배분하거나 복지 정책을 하는 기관도 아니다. 오직 자유시장경제를 위한 기관이다. 공정위가 잘해야 경제가 활성화된다. 그런 부분에서 대통령도 공정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잘해달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공정거래 관련 규제 가운데 재검토가 필요한 것은.
"현재 개선을 논의하고 있는 사안들이 많이 있다. 예컨대 동일인 친족 범위를 현실에 맡게 조정한다거나, 기업결합 신고를 할 때 면제 범위를 넓힌다던가 이런 것들은 국정과제에 포함돼있다. 이를 검토해 개선해 볼 생각이다."
-윤 대통령의 규제 완화 발언 등 새 정부에서 공정위 입지가 축소될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경제력 집중 규제, 부당 내부거래 규제 등이 시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아니다. 일부 발목을 잡는 것들이 있어서 이를 설득력 있게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바뀐다고 공정위가 쉽게 바뀌어서는 안 된다. 정권이 원한다고 맘대로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것이다. 표현의 문제이다. 저는 규제 완화라는 표현을 가급적 쓰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집단 지정을 폐지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상당히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는 큰 문제이다. 이는 대기업집단 규제에 큰 틀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제 생각이 어떻다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공정위 실무진과 학계, 일반 기업 등 여러 의견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다."
-물가 관리를 위한 공정위의 역할은.
"단순히 기름값이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이 기회를 틈타 올리지 않아도 되는 물품의 가격을 올린다거나 기업들이 양보를 하지 않고 너무 욕심을 채우는 느낌의 물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틀 안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에 대한 의견은.
"온플법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단순히 우리 문제는 아니고, 구글 등 글로벌한 힘을 가진 경제 주체들의 문제가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입장도 다르다. 네이버, 쿠팡 등이 지위를 남용하면 미세적으로 조정할 수 있겠지만 온플법 제정은 너무나 많은 고려를 해야 하는 문제다. 세계적인 흐름과 해석 등에 따라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노력하겠다."
-재벌 그룹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는 것인지.
"공정위의 본질적인 기능은 변한 것이 없고 변하지 않을 것이다. '재벌 개혁'이라는 표현에 집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재벌 그룹 내부에서 일어나는 반칙 행위는 엄정 대응할 것이다.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피해를 주면서 총수가 이익을 얻는 거래에 대해서도 엄단할 예정이다. 그 부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5대 또는 10대 그룹 총수를 만날 의향이 있나.
"재벌그룹 총수는 당연히 만나고 중소기업도 만날 것이다. 이는 기자들을 만나는 것과 같다. 기자와 재벌총수를 만나는 게 뭐가 다른가. 공정위 직원과도 계속 소통할 것이다. 총수와의 만남에 제약을 두고 있지는 않다."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전속고발권 관련 내용이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고, 논의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서 발전시키도록 하겠다."
-제자 성희롱 발언 논란에 대한 입장은.
"언론에 보도된 팩트 대부분이 맞다.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교수로서 편한 삶을 살아와서 모자란 점이 많다. 학장단이 처음 바뀌어서 학생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였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술을 마시다가 만취 상태에서 아무 얘기나 하게 됐고, 불행한 일이 생겼다. 다음 날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이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고 후회가 많았다.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진실되게 사과했고, 학생들도 아마 어려웠겠지만 사과를 잘 받아주면서 학장단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은 쪽으로 정리했다. 위원장 제의를 받았을 때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어려울 것 같다는 말씀도 드렸다. 너무나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낙마도 생각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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