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스크린'..CJ ENM 파주 스튜디오센터 가보니
실내외 13개 스튜디오, 가상현실 '시공간 초월'
사방과 천장이 온통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스튜디오 공간에 들어서자 눈앞에 안개가 자욱한 설산이 펼쳐졌다. 그것도 잠시, 갑자기 화면이 전환하면서 이번엔 뉴욕의 고층빌딩 숲으로 주위가 변했다.
CJ ENM이 경기도 파주시 스튜디오 센터 내에 마련한 가상현실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 VP)의 모습이다. 벽면 360도와 천장을 모두 대형 LED 스크린으로 꾸민 이 공간에서는 영상물 촬영에 필요한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콘텐츠를 마음껏 제작할 수 있다.
CJ ENM은 5일 CJ ENM 스튜디오 센터를 미디어에 공개하고 현장을 직접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제작 인프라를 갖춘 CJ ENM 스튜디오 센터가 2년여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마침내 베일을 벗은 순간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 인프라 갖춘 최첨단 복합 스튜디오 단지
CJ ENM의 스튜디오 센터는 약 21만1200㎡ 면적에 조성된 최첨단 복합 스튜디오 단지다. 국내 최대 규모인 약 21만㎡의 스튜디오와 삼성전자의 '더 월'이 탑재된 'VP(Virtual Production) 스테이지를 포함한 총 13개 동의 스튜디오를 갖췄다. 약 2년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 4월 준공됐다.
CJ ENM 스튜디오 센터는 실내 스튜디오, 야외 오픈세트, 버추얼 프로덕션 시설 등이 한곳에 모여있어 콘텐츠 제작에 최적화돼 있다. 총 13개의 실내 스튜디오에서는 '환혼', '작은 아씨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 6개의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이 가운데 스테이지 5는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마 스튜디오로 약 21만㎡의 넓은 면적뿐 아니라 높이가 23m에 달해 영화나 공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앞서 CJ ENM은 지난 연말 스테이지 5에서 글로벌 음악 시상식 'MAMA'를 진행한 바 있다.
폭 20m, 길이 280m로 다양한 차량 장면 촬영이 가능한 다용도 도로인 '멀티 로드'와 자연 산지, 평지를 갖춰 다양한 야외 촬영이 가능한 4만9500㎡ 규모의 대형 오픈 세트도 조성했다. 이를 통해 실내 스튜디오와 야외 오픈세트 동시 촬영이라는 원스톱 제작이 가능해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CJ ENM에 따르면 스튜디오 센터에서는 연간 20편의 드라마(S급 드라마 12편)를 제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계열사인 스튜디오 드래곤 제작에만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추후 추가 부지 확보 등을 통해 여유가 생기면 외부에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CJ ENM 김상엽 콘텐츠 R&D 센터장은 "CJ ENM 스튜디오 센터는 기술력과 크리에이티비티(창의성)의 완벽한 결합을 통해 첨단 K-콘텐츠 전초기지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첨단 마이크로 LED 월 설치된 VP 스튜디오
VP 스테이지는 벽면 360도와 천장을 모두 대형 LED 스크린으로 꾸민 버추얼 스튜디오 영상물 촬영에 필요한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해 촬영하는 최첨단 시설이다. VP스테이지에는 지름 20m, 높이 7.3m 타원형 구조의 메인 LED 월과 20m, 높이 3.6m의 일자형 월 등 2기의 마이크로 LED월이 설치돼 있다. 마이크로 LED는 현재까지 출시된 LED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디스플레이로 인정받고 있다.
김 센터장은 "그린 스크린(크로마키) 앞에서 배우가 연기를 하고 이후 배경을 합성해 최종 영상물을 얻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배경이 없는 상태에서 콘텐츠를 연기하기 때문에 배우나 제작진도 상상에 의존해 연기 혹은 촬영을 해야 되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LED 월을 사용하게 되면 창작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VP 스테이지에 구축된 LED 월은 시공간을 초월한 제작 환경 구축을 통해 해외 로케이션이나 공간적으로 촬영이 어려운 곳에서의 배경도 훨씬 수월하게 구현할 수 있다. 설치나 철거를 반복해야 하는 물리적 세트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후반 작업에 드는 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넷플릭스·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버추얼 프로덕션에 대한 전폭적 투자에 나선 이유다.
VP 스테이지는 향후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예능, 공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몰입형 XR 스테이지, 메타버스 등 최첨단 실감 기술을 활용한 비주얼 제작이 가능해 한층 진화한 형식의 콘텐츠 제작도 가능하다. 모든 촬영을 버추얼 프로덕션으로만 진행하는 전용 콘텐츠도 탄생할 전망이다.
CJ ENM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제작 인프라가 집약된 'CJ ENM 스튜디오 센터'를 통해 문화 콘텐츠 산업이 또 한번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웰메이드 IP 양산 체제를 갖춰 K콘텐츠 탄생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혜선 (hs.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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