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까다로운 유럽 입맛 잡는다
2027년까지 매출 5000억 목표
유럽내 아시안푸드 시장 6조
K푸드시장 규모 100배 달해
최은석 "퀀텀점프 전략 필요"
영국에 현지법인 세우고
獨공장이 생산 전초기지
CJ제일제당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를 열고 2027년까지 유럽 식품사업 매출을 5000억원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정했다고 5일 밝혔다.
CJ제일제당의 이 같은 결정은 유럽의 각 지역 마켓마다 아시안 푸드 섹션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등 아시안 푸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유럽 매출은 지난 4년간 연평균 38% 성장세를 보여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아시안 푸드 시장은 5조6000억원으로 K푸드 시장의 약 100배나 된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K푸드에 한정하지 않고 아시안 푸드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더 큰 고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유럽 내 한식에 대한 경험률은 낮지만 중식, 인도식, 태국식, 일식 등 아시안 푸드에 대한 경험률이 높은 상황도 감안했다.
유럽은 제과·음료 분야는 압도적인 글로벌 브랜드가 존재하지만 레디밀은 국가별 1위 기업이 다른 점도 CJ제일제당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럽 내 아시안 푸드 1등 기업에 오르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유럽인에게 친밀한 롤·딤섬 등 아시안 푸드 카테고리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의 만두 제조 노하우에 미국 슈완스, 베트남 까우제 인수로 축적된 '동남아식 롤' 역량을 활용해 차별적인 제품을 선보이면 승산이 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필요하면 유통망과 인프라를 갖춘 현지 식품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럽에서 차별성 있고 혁신적인 동남아식 롤 제품을 출시해 한국과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비비고 만두'의 성공사례를 만들 계획"이라면서 "밥과 면을 베이스로 한 아시안 푸드 레디밀 제품도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산 거점으로는 2018년 인수한 독일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 공장과 올해 초 준공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 등이 활용될 예정이다. 베트남 키즈나 공장은 '국내 생산 후 해외 수출'이나 '해외 현지 생산 후 현지 판매'가 아니라 '글로벌 생산 후 글로벌 수출'을 목적으로 세운 전략 공장이다.
유럽은 국내 식품업체에 성장성이 높지만 국가별로 식문화와 유통 환경이 달라 까다로운 시장으로 여겨진다. CJ제일제당은 이런 난관을 뚫기 위해 지난 5월 영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영국시장을 먼저 공략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간편식 시장이자 한식 가공품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인 영국을 사로잡으면 유럽 전역으로 아시안 푸드를 전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CJ제일제당은 현지에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비고 만두로 한식 만두시장 대형화를 노린다. 또 유럽인에게 친숙한 닭고기를 활용한 만두와 미국에서 검증된 제품 등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점차 확장하기로 했다. 채식 인구를 겨냥한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 신제품을 3분기에 출시하고 가공밥, K소스 등을 활용한 레디밀 시장 진입도 추진한다.
김치, K소스 등 다른 K푸드 제품의 인지도를 비비고 만두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제품별 특성을 고려한 전략을 추진한다. 하반기 한식 치킨, 가공밥 등 대중성을 갖춘 글로벌 전략제품의 유통채널 입점을 추진한다. 유럽인에게 스낵 제품으로 인식되는 김은 건강스낵 시장으로 진입해 집중 공략한다.
[김기정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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