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제 절박..대기업 5곳 반드시 유치"

진창일 2022. 7. 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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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
직속 유치 컨트롤타워 구성
탄소산업 등 잠재력 앞세워
투자 이끌고 규제혁신할 것
이미 임원진 만나 의견 나눠
새만금에 국제학교 세우고
테마파크 지어 관광 활성화
전북특별자치도 연내 추진

◆ 새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

"밋밋한 공약을 내세워 공약 이행률을 높일 수도 있지만 현재 전북의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만큼 전북의 경제는 절박합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대기업 5개 유치'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운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북이 대기업을 품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직접 전국을 누비는 '세일즈 도지사'가 되겠다고 수차례 강조해온 김 지사다. 경제에 방점을 둔 그의 행보는 일자리와 먹거리 산업에 목마른 전북도민들의 지지를 받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82.11%)을 기록한 광역단체장 당선인이라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김 지사가 유치할 대기업이 어느 곳일지 궁금했다. 김 지사는 취임 전부터 몇몇 대기업과 만나 전북 유치에 관한 의견을 나누면서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 유치에 목맨 맹목적인 특혜와는 선을 그었다. 투명·공정·정의라는 원칙에 따라 '모두를 위한 공정한 개발'이 김 지사의 민선 8기 경제론이다.

―후보 시절부터 '경제도지사'를 강조해왔는데.

▷경제는 전북의 가장 큰 현안이다. 도민들이 어떻게 먹고사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도민을 섬기고 경제를 살리는 유능한 경제도지사가 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고자 '대기업 5개 유치'를 대표 공약으로 제시했다. 성장 엔진을 강화하고 경제 생태계를 진화시켜야 전북의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전북을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일자리를 늘리겠다.

―대기업 5개 유치를 강조한 이유는.

▷대기업 5개 유치는 전북의 경제를 살리고자하는 저의 의지다. 이미 대기업 임원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대기업에 전북 유치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해왔고 기업을 불러들일 수 있는 자리를 수시로 만들고 있다. 이제 시작 단계지만 임기 내에 대기업 5개가 전북에 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쏟겠다.

―유치 전략을 소개한다면.

▷대기업과 프런티어 기업 유치가 핵심이다. 대기업 유치를 통해 경제 생태계가 활성화돼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복지와 인구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다. 대기업 유치는 '설득―유도―제도'의 3대 전략이 동시에 펼쳐져야 한다. 도지사 스스로 직접 전국을 누비며 대기업을 설득하겠다. 새만금, 탄소산업, 바이오농생명산업 등 전북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대기업을 움직이게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투자를 유도하고 기업 유치와 포용적 혁신의 길을 열기 위한 규제 혁신도 추구할 것이다. 유치 전략 실행을 위해 도지사 직속으로 기업 유치 추진 컨트롤타워를 구성할 것이다.

―대기업 유치의 원칙은.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 투자를 하고 개발해야 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창출되는 수익은 투명·공정·정의의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투자와 기여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겠다. 초과이익이 투자의 공정한 결과물이 아닌 행정행위 등에 의한 수익이라면 그만큼 도민이나 시민을 위해 엄격히 환수할 것이다. 환수된 수익은 도민들의 삶과 복지에 투자될 것이다. '모두를 위한 공정한 개발'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시민들의 공감대를 만들겠다.

―전북의 기간산업을 살릴 전략은.

▷전북의 경제 3대 성장 전략으로 △농생명 산업 △기존 제조업의 부활과 혁신 산업 육성 △관광벨트 구축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의 대전환을 이뤄내 전북 경제를 살려내겠다. 제조업 중심의 시대에 소외됐던 전북의 전통적 산업 경쟁력을 되살리겠다. 전북의 문화·역사 자산을 바탕으로 관광문화의 메카로 만들고 전북의 균형발전과 성장, 일자리와 복지의 선순환을 추구하겠다.

―조속한 전북특별자치도 설치를 이끌어낼 해답이 있다면.

▷지난 대선에서 제시한 3특 전략 중 강원과 제주는 이미 특별자치도가 돼 전북만 빠진 상황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올해 안에 꼭 추진해야 될 사안이다. 도지사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한 최적의 전략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북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논거와 비전을 마련하고 기존에 제출된 법안을 검토하면서 전북 의원단과 협의해 특별자치도 추진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새만금 개발에 대한 청사진은.

▷기반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새만금에 콘텐츠를 함께 집어넣어야 한다. 차세대 지구촌 리더를 양성하는 '국제학교'를 유치해 제주와 인천 송도의 국제학교처럼 사람이 모이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또 새만금 신항만에 크루즈와 요트가 정박하는 마리나 리조트를 건설하고 디즈니랜드와 같은 매력적인 복합테마파크를 유치해 국제적인 관광문화의 거점으로 만들 것이다.

국민의힘과 파격 동행…"도움되면 어떤 제안이든 수용"

여당에 정책협력관 추천 요청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민선 8기 여당과 협치 방향에 대해 "실용주의적 측면에서 전북 발전을 위해서라면 성역 없이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취임에 앞서 국민의힘에 전북도청 정책협력관 추천을 요청했다. 정책협력관은 앞으로 전북도와 여당·정부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광역단체장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국민의힘에 인사 추천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김 지사는 "나는 철저한 실용주의자"라며 "정책이 이념의 포로가 돼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고 강조했다. 호남에서 당선된 민주당 도지사가 국민의힘 인사를 요직에 앉힌다는 것은 "국책사업 유치를 위해서라면 당파도 불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호남에서 국민의힘을 인정하고 협치하겠다는 행보는 솔직히 쉽지 않은 결정"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세가 약하다는 이유로 우리마저 국민의힘을 외면하면 안 된다. 상대방으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1일 정운천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국민의힘 사무실을 방문했다. 정 위원장은 "전북도당 사무실이 40년간 운영됐는데 처음으로 민주당 전북도지사 당선인이 방문해 감개무량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민주당 도지사가 국민의힘 전북도당을 방문한 것이 40년 만의 일이란 소리를 듣고 많이 서운했구나 생각했다"며 "일각에서는 국민의힘과 협치에 비난도 있지만 정치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바탕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평소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북 발전에 필요한 인재라면 출신과 관계를 떠나 능력 중심으로 채용하고 적재적소의 원칙에 따라 도정에 참여시킬 것"이라며 "도민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제안이라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 김관영 도지사는…

△1969년 전북 군산 출생 △군산제일고 △성균관대 경영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행시 36회 △사법시험 41회 △19·20대 국회의원 △민선 8기 전북도지사 당선

[전주 =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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