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 내정 강력 유감".. 강기정 광주시장 첫 인사 '도마'

안경호 2022. 7. 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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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청년이 머물고 싶고,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도시, 기회가 넘치는 광주로 만들어 가는 데 적임자로 생각한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민선 8기를 함께할 문화경제부시장으로 김광진(41) 전 국회의원을 내정하면서 이런 평가를 덧붙였다.

당장 지역 문화계 일각에선 김 내정자 인선을 두고 "민선 8기 문화 정책의 비전과 철학은 고사하고 문화경제부시장제 도입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구심이 든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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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문화도시 철학 빈곤" 비판 
공직 내부서 국비 확보 역할 의문도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인이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도시공사 13층 새로운 광주시대 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민선8기 광주시 첫 보직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강 당선인은 문화경제부시장에 김광진 전 국회의원(맨왼쪽), 비서실장에 전은옥 시 고령사회정책과장, 행정비서관에 이문혜 시 조직관리팀장을 내정했다. 뉴스1

"광주를 청년이 머물고 싶고,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도시, 기회가 넘치는 광주로 만들어 가는 데 적임자로 생각한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민선 8기를 함께할 문화경제부시장으로 김광진(41) 전 국회의원을 내정하면서 이런 평가를 덧붙였다. 강 시장은 "김 내정자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하는 등 국회와 정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분"이라고도 했다. 이 정도 경력이면 문화경제부시장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해석됐다.

그러나 시청 안팎의 반응에선 강 시장의 생각과 달리 적잖은 온도차가 감지됐다. 당장 지역 문화계 일각에선 김 내정자 인선을 두고 "민선 8기 문화 정책의 비전과 철학은 고사하고 문화경제부시장제 도입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구심이 든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재)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는 5일 논평을 통해 강 시장의 김 내정자 지명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잔뜩 날을 세웠다. 이 재단은 "문화경제부시장 인선 기준을 중앙 정부와의 관계, 예산 확보의 용이성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도시가 지녀야 할 가치와 철학의 빈곤만 대내외에 확인해주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힐난했다. 과연 김 내정자가 문화경제부시장 도입 취지에 부합한 최소한의 경력과 능력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강 시장의 김 내정자 지명에 대해 냉소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재단이 "현실적으로 문화경제부시장제 도입 취지에 부합한 인사가 어려우면 솔직하게 정무(경제)부시장제로 환원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꼬집은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공직 내부에선 김 내정자가 경제부시장에 걸맞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왔다. 그간 문화경제부시장엔 국비 예산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공직자나 중앙 부처에 줄을 댈 수 있는 인사들을 앉혔던 관례로 보면 김 전 의원이 문화경제부시장으로 내정된 건 의외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 사이에선 "김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에서 예산을 제대로 따올 수나 있겠냐"는 뒷말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김 내정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기획재정부 출신 부시장들이 쭉 있었다. 그래서 광주 시민들이 행복하다고 느꼈냐? 광주 경제가 살아났다고 느꼈냐?"고 했다. 김 내정자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안한 시선에 대해 마치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김 내정자가 취임(7일)을 하기도 전에 직원들 사이에선 "걱정이 앞선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한 직원은 "광주시장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할 때 보니 김 내정자의 말이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런 식으로 조직을 이끈다면 잡음이 끊이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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