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에 방사한 여우, 혼자 부산까지 200km 이동···태백산맥 타고 남하

김한솔 기자 2022. 7. 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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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에 방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붉은 여우인 SKM-2121. 국립공원공단 제공

소백산에 방사된 멸종위기종 여우가 홀로 부산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5일 지난 12월 소백산에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붉은 여우인 ‘SKM-2121’가 200㎞ 떨어진 부산까지 이동해 활동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SKM는 시설에서 출생(S)한 한국(K)의 수컷(M) 여우라는 뜻을, 2121은 2021년에 태어난 21번째 개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SKM-2121이 이동한 경로. 소백산 일원에서 부산까지 200km를 움직였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SKM-2121은 지난해 3월15일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 내에서 태어나 자연 적응 훈련을 거쳐 12월3일 경북 영주시 소백산 일원에 방사됐다. 이 여우는 최초 방사지에서 약 80일 간 머물다가 올해 2월14일부터 기존 활동지역을 벗어나 강원 동해시로 이동했다. 이후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동해안을 따라 부산까지 이동해 5월20일부터는 부산의 한 야산에서 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여우 몸에 부착된 위치추적 장치로 24시간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활동 지역 내 무인감지카메라 10대를 설치해 관찰 중이다. SKM-2121의 상태는 건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장거리 이동 습성은 여우가 가진 일반적인 생태적 특징”이라며 “새끼가 없는 수컷은 독립 생활을 하는 만큼 SKM-2121 역시 생태적 특성과 먹이 탐색, 호기심 등으로 이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SKM-2121. 국립공원공단 제공

여우는 육식을 하는 식육목 동물 중 산지와 도심, 농촌, 초원, 사막, 툰드라 등 매우 다양하고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사람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동물은 아니다.

박소영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마주쳤을 때 소리를 지르거나 먹이를 주는 등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며 “반려동물과 여우가 대치하는 경우 반려동물과 함께 즉시 자리를 이동하고, 자동차 운전 시에는 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붉은 여우는 과거에는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지만, 1960년대 실시된 ‘쥐잡기 운동’ 등으로 인해 먹이가 감소한 뒤 현재는 거의 절멸된 상태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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