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단 합의 선출 하루 만에..여야 '사개특위 구성' 신경전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탁지영 기자 2022. 7. 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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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5일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의 핵심 고리인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두고 입장 차를 드러냈다. 전날 극적인 국회의장단 합의 선출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텄지만 하루 만에 대치 국면으로 돌아와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는 전날 본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 의장단을 합의 선출하고, 이날 상임위원장 배분을 논의하는 원 구성 협상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의 최대 난관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는 조건으로 요구한 사개특위 구성이다. 이날도 사개특위를 양당 동수로 구성하자는 국민의힘과 의석 수대로 배분하자는 민주당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사개특위라는 선제 조건이 풀리지 않으면서 이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도 불발했다.

국민의힘은 양당이 사개특위 위원 수를 똑같이 나누고,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들을 통과할 때처럼 힘의 우위를 활용해 사개특위에서 법안 통과를 밀어붙일 수 있다고 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난 4월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할 때 우리가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하면서 (사개특위 구성 관련) 합의서는 휴지 조각이 됐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원 구성을 위해 양보해서 5 대 5 동수로 하고 위원장을 우리에게 달라고 양보안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민주당은 지난 4월 여야 합의대로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위원 13명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약속 대 약속, 합의 대 합의 이행으로 여야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한다면 국회의 전면적 정상화는 당장에라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국민의힘 제안에 대해 “모든 상임위는 의석수에 비례해 배분한다”며 “다수 의석인 민주당이 (의원 수를) 적게 갖는 비상식적인 선례를 어떻게 수용하겠나”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상원’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가져가기 때문에 사개특위 구성까지 양보하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개특위 문제가 풀린다 해도 핵심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려는 협상 역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기획재정위, 정무위, 예산결산특별위 등 경제 부문 주요 상임위를 비롯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방위, 행정안전위도 여야가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상임위 구성이 늦어질 경우 민주당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를 꾸리자는 요구도 나올 수 있다.

상임위 배분이 늦어지면 김 의장이 중재에 나설 수도 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박홍근·권성동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신속하고 원만하게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조미덥·탁지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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