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3년 만에 하락..강남4구·용산은 빼고
강남·용산·경기 외곽 '나홀로' 상승
'노도강' 비롯 강북권이 하락 주도
"하반기 하락 압력 더 높아질 것"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이 3년 만에 고개를 숙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른바 ‘똘똘한 한채’(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서울 강남권과 대통령실이 이전한 용산은 다른 곳과 달리 아파트값이 소폭 상승해 대조를 보였다. 시장에선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데다,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진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집값 하락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 시계열 통계’를 보면, 올해 1월3일 대비 지난달 27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0.21% 하락했고 전세가는 0.32%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전체로는 매매값이 0.43% 내렸고 전셋값은 0.61% 하락했다. 이처럼 서울·수도권의 반기 단위 아파트값이 일제히 떨어진 것은 지난 2019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선 강북권이 아파트 매맷값 하락을 이끌었다. 성북구가 -0.89%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서대문(-0.68%), 노원(-0.62%), 은평(-0.52%), 강북(-0.51%), 도봉(-0.47%)구 등 차례로 낙폭이 컸다.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하락세도 뚜렷했다. 금리 인상과 함께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 규제 영향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강남권 아파트값은 강세였다. 서초(0.53%), 강남(0.27%)구의 매맷값이 오르면서 상반기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매맷값은 평균 0.1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석열 정부가 올해 1가구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하면서, 고가주택의 감세 혜택이 상대적으로 커진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개발 기대감이 높아진 용산구(0.34%)도 아파트값이 올라 강남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도에서는 과천(-1.02%), 용인(-1.17%), 시흥(-2.65%), 화성(-2.63%), 의왕(-1.23%) 등 지난해 집값 상승폭이 컸던 곳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기도 아파트 매맷값이 광역급행철도(GTX) 호재 등으로 연간 20.32% 급등했던 것에 견주면 올해 상반기 평균 낙폭(-0.53%)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와 달리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도 외곽지역인 이천(6.10%), 여주(0.83%), 안성(1.69%), 파주(1.58%) 등의 아파트값이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는 아파트값 하락 압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물가 인상과 경기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2022년 하반기 주택·부동산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수도권 집값(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5%, 지방은 0.7%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물가 상승률, 임금 상승률 등과 비교할 때 현재 집값은 수요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현재 가격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 수요자들도 하반기 집값 하락을 점치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R114가 최근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주택가격 전망’ 조사에서 응답자(2275명)의 38.2%는 ‘하락’을 예상했고 ‘상승’ 전망은 24.3%에 그쳤으며, ‘보합’이 37.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상반기 조사 이후 약 3년 만에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지른 결과라는 게 부동산R114의 설명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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