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 D-2..이준석 '윤핵관' 정조준 VS 반 이준석 측 '자진사퇴론'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유설희 기자 2022. 7. 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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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국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비위 의혹을 다루는 당 윤리위원회 개최를 이틀 앞둔 5일 당이 양쪽으로 갈라졌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윤리위를 동시 겨냥했다. 윤핵관이 윤리위 징계 절차 개시를 기점으로 자신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고 비판했고, 윤리위를 향해선 자신을 징계하면 잘못된 선례가 만들어지고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배현진 최고위원, 김정재 의원, 이인제 상임고문 등은 이 대표의 처신을 비판하며 압박했다. 이 상임고문은 당의 혼란을 막기 위해선 이 대표가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의원들은 입을 닫았다. 윤리위가 다가올수록 여론전이 치열해지고 전운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윤핵관을 정조준했다. 이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리위 징계 절차가 시작된 이후 (이 대표가 설치한) 혁신위에 대한 공격도 그렇고 우크라이나 간 것도 무슨 제가 사적인 일정으로 간 것처럼 공격이 들어온다”면서 “이런 것들은 윤리위와 관계없이 어쨌든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세력 쪽에서 들어오는 게 명백하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윤핵관에 대해서 “칼을 빼 들고 달려오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며 “무슨 타협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가 자신에게 품위유지 위반을 근거로 징계를 할 경우 향후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건 되게 넓게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하나의 윤리위에서의 선례가 된다”고 말했다. 정적을 윤리위에 제소하고, 계속 공격해 사회적 이미지를 하락시키면 형사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품위유지 위반으로 징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 논리다. 정적 제거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자신이 형사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근혜 시계’를 이 대표로부터 성접대 대가로 받았다고 주장하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겨냥해선 “말이 서서히 안맞기 시작하다”면서 김 대표 진술이 시계 제작 시점 등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SNS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손절이 웬 말이냐. 익절이지”라고 썼다. 윤 대통령 마음이 이 대표를 떠났다는 ‘윤심손절(손해보고 관계 단절)’ 시각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과 관계를 끊는 것을 ‘익절(이익보고 관계 단절)’이라고 표현한 것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대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혁신위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은 이 대표를 옹호했다. 조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와 같은 젊은 정치인, 당원, 유권자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대선, 지방선거에서 극적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며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추측이나 설로 전당대회에 선출된 당대표에 대해서 징계를 내린다면 그건 굉장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향한 공세도 더 거세졌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SNS에 “‘안 했다. 물의 빚어 송구하다’ 이 열 자의 말, 스스로가 확신을 가지고 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일을 대체 몇달 째인지”라고 비판했다. 배 최고위원은 ‘악수 패싱’ 등으로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은 뒤 전날부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보이콧하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조금 더 절제된 행동을 하면 좀 더 신뢰를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면서 “(윤리위가)법적 판단을 하는 데가 아니라 윤리적 부분에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상임고문은 SNS에서 이 대표를 향해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조각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용퇴하는 결단을 내려달라”면서 “당도 살고 이준석도 사는 길”이라고 적었다.

전날 보수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이 대표를 국민의힘 윤리위에 추가 제소했다.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을 윤리위에 제소했던 단체다. 이들은 이 대표의 지난달 24일 SNS 글 중 “간장 한사발 할 거 같다”는 문구를 문제삼았다. ‘간장’은 ‘간보는 안철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앞 글자를 딴 단어란 해석이 나왔다. 자유대한호국단은 간장 발언이 두 의원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 대표 징계청구서를 국민의힘에 전달했다.

박순봉·유설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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