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폭염에 에너지 위기 심화..3중고 직면한 日 경제

김민소 기자 2022. 7.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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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엔화 약세에 이른 폭염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인 나카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연료 가격 상승, 엔화 약세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일본의 에너지 안보가 상당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일본이 겪은 에너지 위기 중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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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에 LNG 가격은 120% 가까이 치솟아
원전 가동률 낮아 가격 올라도 화석연료 수입해야

일본이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엔화 약세에 이른 폭염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 폭염 속 땀 닦아내는 자전거 운전자/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90%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이 현재 심각한 ‘에너지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원유·천연가스·석탄 가격이 갈수록 오르는 와중에 엔화 가치도 2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지표인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40%대(달러 기준) 상승했다. 이를 엔화로 환산하면 상승률은 70%대가 된다. 지난 5월 기준, 엔화로 환산한 액화천연가스(LNG) 1톤(t) 수입 비용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0% 가까이 높아졌다.

일본의 에너지 수입원도 제한된 상태다. 일본 정부가 주요 7개국(G7)과 함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서방에 대항하기 위한 방법으로 천연가스 개발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일본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면서, 일본의 에너지 위기를 우려했다.

원전 가동률이 낮고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다. 일본 내 원전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 운행이 정지된 상태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2019년 기준 10% 미만이다. 일본 경제를 지속시키기 위해 화석연료 구입은 필수적인 상황이다.

제인 나카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연료 가격 상승, 엔화 약세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일본의 에너지 안보가 상당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일본이 겪은 에너지 위기 중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른 폭염도 일본의 에너지 위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는 장마가 1951년 이래로 가장 빨리 끝났다. 장마가 지나가고,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전력 사용량도 더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주 도쿄의 최고 온도는 37도로 최근 30년간 평균 기온인 22.5도보다 15도가량 높았다. 이에 일본 정부도 시민들에게 ‘절전’을 호소 중인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기시다 정부도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식품과 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종이, 철강, 콘트리트 등 모든 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발전을 멈춘 원전 재가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 노리아키 포스트 오일 전략연구소 소장은 “원전 재가동에 대한 찬성 여론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면서 “참의원 선거 결과가 에너지 정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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