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내년도 최저임금 책정 반발..노동부에 '이의제기'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동계 하반기 투쟁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공식 ‘이의제기’를 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의 이의제기는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최저임금이 결정되더라도 노사양측은 고시 전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이를 합당하다고 인정하면 최저임금위는 재심의를 해아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재심의는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5일 서울 중구 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은 물가 폭등 등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고려와 대안 없이 심의됐다”며 “‘법정시한 준수’라는 명분 아래 심도 있는 논의 없이 졸속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6%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인상폭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익위원이 제시한 안으로 가결됐다. 최임위는 기획재정부·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등 3개 기관이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과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 평균을 합친 뒤 취업자 증가율을 빼는 방식으로 인상률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4.5%로 적용했다.
통상 최저임금 인상률은 노·사 양측이 산출한 근거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며 이를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올해는 양측이 최초안을 제시한 뒤 두 차례 회의 만에 표결로 이어졌다. 민주노총 추천 노동자위원 4명이 퇴장했고, 사용자위원 9명 역시 전원 퇴장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법이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규정한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작년과 동일한 산식으로 산출됐다”며 “이런 방식으로 결정되는 것 자체가 최저임금위원회 위상을 하락시키는 것이자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치는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부정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임금,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2020년 기준 긱긱 49.6%와 62.5%로 나타났다. OECD 조사대상 30개국 중 3위, 7위다. 이를 근거로 지난 5월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의 최저임금 비율이 상위권이라면서 “무리한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1명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통계를 활용하는 한국과 달리, OECD 대다수 국가에서 활용하는 ‘5명 또는 10명 이상 사업체’의 평균임금과 중위임금으로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을 따지면 비율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5명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45.5%,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62.5%로 떨어진다. 순위도 11위, 12위로 하락한다. 이창근 연구위원은 “객관적인 조사를 하려면 다양한 통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8년 만에 법정시한을 준수하긴 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책정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경영계인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소상공인연합회도 이의제기 입장을 밝힌 상태다.
노동부는 다음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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