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美 휩쓴 BA.4·BA.5 변이 국내 점령 눈앞.."위험성은 미확인"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2022. 7. 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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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감염 BA.5 비중 3주새 0.9%→24.1% "곧 우세종"..스텔스오미크론 대비 전파력 35% ↑
미국·독일·이스라엘·호주 등 각국서 재유행 주도..당국 "위중증·사망 증가 관찰은 안돼"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주도하는 오미크론 세부 변이 BA4·BA5의 국내 위협이 현실이 됐다. 방역당국은 BA.5 변이가 곧 국내에서 우세종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BA.4와 BA.5 변이는 전파력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강하고 기존 코로나19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어 코로나19 재유행 시, 코로나19에 재감염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변이의 확산 등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일주일 새 거의 두 배나 늘어나며 코로나19 재유행 국면에 들어섰을 가능성도 커졌다.

◇BA.5 24.1%, 한 주 만에 3.2배…"다음주 더 많이 증가 예상"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남아공에서 유행했던 BA.5 변이의 증가를 우려하면서 면역회피가 강한 이 변이가 조만간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지난주보다 약 2배 가까이 늘면서 전파력이 강한 BA.5 변이 확산이 코로나19 재유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영국보건안전청(UKHSA)에 따르면 영국에서 BA.5는 이전에 유행했던 BA.2(스텔스 오미크론)에 비해 35.1%나 더 빠르게 퍼진다.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선 감염력이 5배를 넘는다. 면역회피성이 있어 재감염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돌파감염자의 중화능력도 BA.2에 비해 3배 이상 낮다.

실제 방역당국이 지난 6월 5주(6월 26일~7월 2일) 국내 오미크론 세부계통 검출률(국내 감염)을 분석한 결과, BA.2.3은 39.5%, BA.2는 24.2%, BA.5는 24.1%로 확인됐다. 다른 변이의 비중은 감소하거나 비슷하지만, BA.5 국내 감염 비중만 직전 주 대비 7.5%에서 일주일 새 3.2배 증가했다. BA.5 국내 감염 비중은 6월 1주 0.9%에서 불과 한 달도 안돼 24%를 넘어섰다. 해외 유입의 경우 BA.5 검출률이 49.0%에 달해 이미 우세종이 됐다.

BA.4 검출률은 국내 감염이 3.4%, 해외유입의 경우에는 13.3%로 확인됐다. BA.2.12.1는 국내 5.5%, 해외유입 11.7%로 새로운 오미크론 세부 변이 3종이 전체 33%를 차지했다. 확진자 3명 중 한 명이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에 걸리는 셈이다.

BA.4와 BA.5 변이는 세포를 감염시킬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중 변이 부위가 같아 BA4·BA5로 묶어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5월 초 남아공에서 처음 유행했다. 두 변이 모두 전파력이 강한 BA.2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변이의 확산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영국과 남아공에서 보고된 결과에 따르면 BA.4와 BA.5 변이는 심각한 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5월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에서 BA.4·BA.5는 폐에서 더 효율적으로 복제됐으며 생쥐에서 BA.2보다 중증으로 진행한 비율이 더 높았다.

임 단장은 "BA.5가 우세종이 된다면 전파력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에 비해 빨라 확산의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해외 사례에서 BA.4나 BA.5 변이 증가로 위중증과 사망의 증가가 많이 관찰되고 있지는 않은 측면을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과도한 불안감 조성을 경계했다.

◇BA.4·BA.5 변이, 해외 곳곳에서 코로나19 사례 증가에 영향

현재 BA4·BA5 변이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세다. 미국에선 BA.2.12.1형 변이와 BA.4, BA.5형 변이 비중이 늘고 있으나 전체 코로나19 발생은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최근 2주 연속 감소 추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19일~25일 사이 BA.4와 BA.5는 신규 확진자의 15.7%, 36.6%로 전체 52.3%를 차지했다. 미국에서 BA.2.12.1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지 한 달만이다. BA.2.12.1 검출 비율인 42%를 더하면 오미크론 세부 변이 3종이 전체 미국 내 신규 코로나19 중 95.3%를 차지한다.

독일과 이스라엘은 BA4·BA5 변이 증가로 코로나19 사례가 최근 4주 연속 늘었다. 다만 독일은 사망자 수가 14주 연속 감소세지만 이스라엘은 사망자가 2주 연속 증가했다. 호주는 최근 BA4·BA5 변이 증가로 코로나19 3차 유행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지난 6월 20~26일 전 세계 코로나19 발생은 428만명으로 최근 3주 연속 증가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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