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앞둔 MG손보, 부실금융기관 다시 지정될까

전선형 2022. 7. 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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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자신만만'..항고심 서둘러 달라 요청도
당국과 약속한 1500억원 유상증자 완료 못해
매도가능증권 비율 적어 LAT 완화 효과도 못봐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MG손해보험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유상증자 등 실탄을 쥐어 줄 투자자를 아직도 확보하지 못한데다, 최근 국채 금리까지 오르면서 건전성 지표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분기 상황보다 경영상황이 더 악화된 셈이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실금융기관 결정 등 취소소송 관련 항고심 1차 심문기일이 오는 8일 오전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성수제) 심리로 열린다.

앞서 MG손해보험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난 4월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받았다. 당시 진행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는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사실상 모든 위원들이 부실금융지정에 이의 없이 동의했다.

그러나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이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부실금융기관 정리 절차는 중단됐다. 당시 법원은 부실금융기관 지정으로 인해 MG손해보험의 기존 보험계약 해약, 신규 보험 계약 유치 제약, 자금 유입 기회 상실, 회사 가치 하락 등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즉시 항고했다.

금융위는 항고심에서 MG손해보험의 부실금융기관 지정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본확충의 불확실성, 건전성지표 하락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소비자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MG손해보험은 지난해 금융당국과 약속했던 유상증자를 완료하지 못하면서 자본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MG손해보험은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으나, 기간을 계속 연장하며 올해 3월까지로 시간을 끌었다. 올해 1월에 240억원의 유상증자를 했으나, 나머지 1260억원은 아직까지도 해결하지 못했다.

자본력이 줄어들면서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 비율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MG손해보험의 RBC비율은 지난해말 88.3%, 올해 1분기 69.3% 등 보험사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RBC는 순자산격인 지급여력금액을 위험액 등을 반영한 계수인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값이다. MG손해보험은 1분기 지급여력금액은 1820억원이고, 지급여력기준금액은 2628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지급여력금액은 380억원이 줄고, 지급여력기준금액은 136억원 증가했다.
MG손해보험 RBC(지급여력)비율 현황.(자료=MG손해보험)
2분기의 경우 금융위가 RBC비율 산정 시, 채권평가 감소분에 한 해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잉여액 중 40%를 자본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MG손해보험은 매도가능증권 보유비중이 지난해 기준 25% 적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전해진다. 신계약 실적도 지난 1분기 신계약 건수는 13만0393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2만6901건이 감소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도가능증권 보유 비중이 낮아 LAT 효과는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자본은 확보하지 못했는데, 영업력은 줄면서 2분기 RBC비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JC파트너스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애큐온캐피탈, 신한캐피탈 등 선순위 채권단들과 유상증자를 비롯해 매각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항소심에서 금융위가 승소하게 되면 부실금융기관 지정이 다시 원복되고, 강제매각 절차도 진행될 것”이라며 “시간을 끌면 끌수록 MG손해보험의 손해가 커지게 되는 구조이고, 만약 부도라도 나면 골치가 더 아파지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는 소송을 빠르게 진행하는 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2분기 보험사 RBC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대부분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가능증권 보유액이 많은 NH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 등은 LAT제도 완화 덕을 봤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분기 사이 0.6%포인트가 올랐는데, 예상치보다는 조금 낮았던 것도 이유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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