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신소재에 사활..투자 늘려 '불황' 넘는다
2025년까지 아라미드 생산 능력 5000t 확대 계획
보수적 투자 기조 바꿔..투자 확대로 수익 방어 전략
[이데일리 박민 기자] 태광그룹의 화학·섬유 계열사인 태광산업(003240)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며 신소재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오히려 투자를 늘려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수년간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 오너 부재 리스크가 해결됨에 따라 지난해 투자 물꼬를 튼 이후 올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며 ‘보수적 경영 기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20%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5배 이상 높다. 5mm 굵기의 가는 실로 2t의 무게를 들어 올릴 만큼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 특히 400~500도의 고온에서도 타거나 녹지 않아 일명 ‘슈퍼 섬유’로 불린다. 전기차 타이어코드, 5G 통신용 광케이블, 방호·방탄복, 우주항공 등에 쓰이고 있다.
아라미드는 우수한 내열성과 강도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높은 수익성에 국내 생산업체들의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한 상황이다. 태광산업은 업계 1위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2위 효성첨단소재에 이어 3위의 생산량을 갖추고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글로벌 경쟁사 증설과 신규업체들의 시장 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판매 확대를 통한 시장 점유율 제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라미드는 5G 광케이블과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판매 가격도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N은 아크릴섬유, NB라텍스, 고부가합성수지(ABS) 등의 주원료다. NB라텍스는 위생장갑을 만드는 데 쓰이고, ABS는 차량과 가전용 플라스틱 등의 원료로 사용한다. 티엘케미칼은 울산 미포산업단지 내에 오는 2025년까지 연산 26만t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현재 연 29만t의 AN을 생산하고 있는 태광산업은 이번 공장 증설을 완료하면 AN 생산능력을 55만t으로 확대할 수 있다. AN 생산량 1위 기업인 동서석유화학(연산 56만t)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태광산업이 아라미드와 AN 등 신소재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최근 석유화학업계가 전반적으로 겪고 있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화학 업계는 국제유가 인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판매가격 차이)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태광산업도 올 1분기 매출은 7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무려 73.2% 급감했다.
문제는 이러한 수익성 둔화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둔화 등 대내외 악재 속에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고유가와 원화 약세에 따른 원가 상승,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하반기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제품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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