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로 출몰한 러브버그, 사랑스럽진 않아도 해충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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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서대문구, 경기 고양시 등지에 이른바 '러브 버그'라 불리는 벌레떼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러브 버그'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 서북권과 경기 고양시 등에 떼로 나타난 일명 '러브버그'(사랑벌레).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혐오감을 줄지언정 해충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오늘(5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등에 따르면 최근 출몰한 러브버그는 '계피우단털파리'로 추정되며 유전자 분석이 아직 진행 중이긴 하지만 외래종보다는 자생종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유전자 분석 결과는 이번 주 내 나올 전망입니다.
자원관 관계자는 "국내에 털파리 전공자가 없어 (이번에 나타난 러브버그가) 언제부터 국내에 있었는지 등을 추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털파리과에 속하며 미국에서 러브버그로 불리는 '플리시아 니악티카'는 플로리다주 등 멕시코만에 접한 미국 남부지역 등에서 여름철 단골손님이다.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멕시코 등에도 서식합니다.
국내 러브버그와 플리시아 니악티카는 특성이 비슷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플로리다대 '식품 및 농업과학연구소'(IFAS)가 펴낸 책 등을 보면 플리시아 니악티카는 몸길이가 수컷은 6㎜ 정도이고 암컷은 8㎜가량으로 작으며 생존시간은 실험실 환경에선 수컷과 암컷 각각 92시간과 72시간 정도인데 자연에서는 '짝을 찾아 교미하고 알을 낳는 데 필요한 만큼'만 삽니다.
주로 낮에 기온이 20도 이상일 때만 날아다니고 밤에는 낮은 초목에 숨어서 쉽니다.
플리시아 니악티카는 통상 연중 4~5월과 8~9월 두 차례 번성하며 고속도로 주변에 떼로 살면서 차에 부딪혀 자국을 남기는 터라 미국에서도 '골칫거리'로 취급받기도 합니다.
암컷 플리시아 니악티카는 썩어가는 식물이나 잔해 밑에 100~350개 알을 낳으며 알에서 애벌레가 태어나는 데는 약 20일이 걸립니다.
그간에도 우리나라 생태계 일원으로 살아온 러브버그가 이번에 화제의 중심에 오른 이유는 도심에 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털파리류 애벌레가 성체로 우화(羽化)하려면 고온다습해야 하는데 지난달까지는 가뭄으로 이런 환경이 나타나지 않다가 최근 장마철에 들어서면서 한꺼번에 성체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민원에 러브버그 방역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대기가 건조해지면 금방 죽기 때문인데 당국은 장마가 끝나고 2주 정도 지나면 러브버그들이 자연히 소멸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구나 러브버그는 굳이 따지자면 해충보다는 익충에 가깝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거나 농작물을 해쳐 농사를 망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플리시아 니악티카는 사람을 물거나 쏘지 않아 위협이 되지 않고 다양한 식물의 화밀(花蜜)을 먹기에 수분에는 도움을 줍니다.
애벌레의 경우 썩은 식물을 유기물로 바꿔 땅을 옥토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브버그를 피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2015년 학술지(Florida Entomologist)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플리시아 니악티카는 수컷이든 암컷이든 꽃에서 유래된 페닐아세트알데히드(PAA)에 후각적으로 끌리고 노란색과 흰색에 시각적으로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브버그를 멀리하려면 꽃향기가 나는 향수와 노란옷이나 흰옷을 입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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