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심 여사 없는 이한열 열사 35주기.."하늘에서 온 가족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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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열이가 떠난 지 35년. 매번 '한열아' 부르며 가슴 찢어지게 울부짖던 엄마의 소리가 너무나 듣고 싶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열사의 부모님들이 자녀 곁으로 떠나시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5일 민주화 투쟁을 하다 산화한 이한열 열사의 35주기가 열린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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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누나 "엄마 목소리 듣고 싶어"
“한열이가 떠난 지 35년. 매번 ‘한열아’ 부르며 가슴 찢어지게 울부짖던 엄마의 소리가 너무나 듣고 싶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열사의 부모님들이 자녀 곁으로 떠나시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5일 민주화 투쟁을 하다 산화한 이한열 열사의 35주기가 열린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이날 추모식 앞자리에는 올해 1월 세상을 떠난 이 열사의 어머니 고 배은심 여사를 대신해 장녀 이숙례씨가 유족 대표로 앉았다.
이씨는 인사말에서 “오늘 제가 입은 옷은 생전 엄마가 치솟는 분노와 한숨 속에서 만들어 주신 옷이다. 엄마의 빈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엄마가 직접 만든 옷을 입고 나왔다”고 울먹였다.
연세대학교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광주전남추모연대가 주관한 올해 추모식은 정식 행사에 앞서 이 열사 묘역으로부터 1㎞ 떨어진 배은심, 이병섭(1995년 10월 별세)씨의 묘소를 먼저 참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열사가 쓰러질 당시 연세대 총학생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5년간 늘 함께했던 배은심 어머니가 안 보이시니까 더 허전함을 느낀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민주유공자법 통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한열군의 묘지를 보며 그동안 게으르지 않았는지 제 마음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추모사를 전했다.
이 열사의 모교 후배이자 35주기 학생추모기획단장을 맡은 연세대 재학생 진형진씨는 “피탄일인 지난달 9일 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추모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청소노동자들이 집회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봤다. 세상을 떠난 이한열 선배의 추모식을 위해서 노력하면서도 산 자들의 투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시민으로서 이한열 선배를 잊지 않고 따르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 열사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키우고 광주의 오월을 부활시켜 준 모든 민주열사에게 광주시장으로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오월어머니집,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회원들도 참석해 이 열사를 추모했다.
한편 광주 출신인 이 열사는 1987년 6월9일 연세대에서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같은 해 7월5일 숨졌다. 당시 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6월항쟁의 불길이 돼 전국으로 퍼져나갔다.매년 6월9일 연세대 이한열 동산과 7월5일 이 열사가 묻힌 광주 북구 망월동 묘지에서 각각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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