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작년 '불수능'만큼 어려웠다..미적분 등 선택과목 '쏠림' 심화

남지원 기자 2022. 7. 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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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만점자 13명뿐..영어 1등급 비율 5.7%
이과 학생의 문과 교차지원 올해도 발생할 듯
지구과학Ⅱ 출제오류에 평가원 "검증 더 강화"
지난달 9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고사에 응시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지난달 9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지난해 수능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에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편차로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유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생들의 ‘미적분 쏠림’도 심화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나타난 이과 학생들의 인문계열 교차지원 현상이 통합 수능 2년차인 올해 수능에서도 또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5일 공개한 채점 결과에 따르면 이번 모의평가는 ‘불수능’이라 불렸던 지난해 수능 수준으로 어려웠다.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49점, 147점으로 지난해 수능과 같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평균 대비 상대적 위치를 나타낸 점수로, 표준점수 만점이 높을수록 시험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수학 만점자는 13명에 불과했다. 지난 수능에서 만점자가 2702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시험이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국어 만점자는 59명으로 지난 수능(28명)보다 늘었다. 절대평가 영역인 영어도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 비율이 5.74%에 불과해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영어 1등급 비율이 7~8% 가량일 때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으면서 과도하게 어렵지는 않은 수준으로 본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국어·수학 선택과목 응시 현황. 자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통합 수능 첫해였던 지난해 나타났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 현상에 따라 수험생들의 특정 과목 쏠림 현상도 심해졌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선택과목 중 이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에 응시한 학생들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면서 미적분을 선택하는 문과 상위권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생은 42.8%로 지난해 수능(39.7%)보다 늘어났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2023학년도에도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미적분을 많이 선택할 것이고 미적분을 택한 학생들의 공통과목 평균점수가 높아지면 표준점수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미적분 선택자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수능에서도 지난해 대입에서처럼 상위권 이과 학생들이 인문계열에 교차지원하는 ‘이과의 문과 침공’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국어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해 표준점수에 유리한 언어와 매체에 응시한 비율이 35.9%로 지난해 수능(30%)보다 늘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선택과목별 유불리 현상에도 불구하고 평가원이 영역별 표준점수만 제공하고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분포를 공개하지 않아 학생과 교사들의 어려움이 컸다. 평가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택과목별 응시자 표준점수 분포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현재 성적표에 영역별 등급과 백분위, 표준점수가 표기되는데 선택과목별 자료를 주는 것은 점수 제공방식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모의평가 지구과학Ⅱ 출제오류로 평가원이 해당 문항을 모두 정답 처리하면서 해당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 관계자는 “해당 문항은 출제 초기에 결정된 중저난도 문항으로 다음 모의평가부터는 이 같은 문항에 대해서도 검토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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