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재유행..'과학방역' 준비됐나

허남설 기자 2022. 7. 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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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5주 만에 반등했다. 우려했던 하반기 재유행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더 빨리 전파되고 백신접종·감염으로 얻은 기존 면역을 더 잘 회피하도록 진화한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예상된다. 정부는 검사, 진료, 처방을 더 쉽게 받게 한다는 취지로 재택치료 체제를 개편 중이다. 백신 4차 접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5일 “주간 평균 확진자 수가 3월 셋째주 이후 15주 만에 증가했다”며 “여름철 활동량 증가, 면역회피 가능성이 높은 변이 BA.5의 검출률 증가,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력 감소 등으로 인해 예측을 상회하는 수준의 재확산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6월 다섯째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8549명으로 전주(7054명)보다 20% 이상 늘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확산하면서 증가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감염자(해외 유입 감염자 제외)에서 BA.5 감염자 비율은 최근 4주 동안 0.9→2.0→7.5→24.1%로 매주 2~3배씩 늘었다. 이스라엘과 독일에서는 최근 BA.5가 우세종이 되며 확진자가 30~40% 늘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상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매우 기민한 바이러스”라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유행에 대비한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나 출입국 방역 강화 등 조치는 아직 취하지 않고 있다. 방역·의료, 경제·노동·산업 전문가들을 모아 새로 만든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가 조만간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방대본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료체계는 지난 1일부터 일부 달라졌다. 정부는 PCR(유전자 증폭)·신속항원 검사와 대면진료, 치료제 처방 등 기능을 모두 갖춘 의료기관을 늘려가고 있다. 의료기관 한 곳에서 확진 판정부터 처방까지 모두 할 수 있으면 중증 위험이 높은 감염자에게 더 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개편 이전 4000여개에서 현재 1만2000여개로 늘었다. ‘호흡기전담클리닉’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 ‘외래진료센터’ 등 저마다 달랐던 이름도 ‘호흡기환자진료센터’로 통일했다. 위치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백신 4차 접종 확대도 검토 중이다. 현재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4차 접종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지난 1월 18~59세에 3차 접종을 시작한 뒤 6개월 가까이 지났기 때문에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이미 많이 낮아졌을 것이라고 본다. 임숙영 단장은 “최근 방역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4차 접종에 관한 사항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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