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유행 긴급점검] ①'더블링' 시작됐는데..4차접종 전략은 언제

음상준 기자 2022. 7. 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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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1만8147명, 1주만에 두 배..재유행 시작 관측 "최대 하루 20만명"
국민 면역력 감소에 전파력 높은 BA.5 변이 우세 '비상'..당국, 접종 확대 범위와 시기 '고심'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1만 8147명이 발생했다. 5일 오전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이날 대전지역 신규 확진자는 435명이 발생했다. 2022.7.5/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한 최우선 방역정책으로 꼽히는 '4차접종 전략'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유행 국면에 이미 진입했거나 적어도 임박했다는 징후가 뚜렷하지만 4차 접종 대상 범위와 개량백신 도입 등 핵심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어서다.

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8147명으로, 지난 5월 26일 목요일의 1만8805명 이후로 40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1주일 전인 6월 28일의 9894명에 비해서는 8253명(83%)이나 늘어 한 주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더블링'이 나타났다.

2주일 전인 6월 21일의 9303명 대비로도 8844명(95%) 증가해 이미 바닥은 물론 정체기를 지나 재유행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간 확진자도 5만9000명이 넘어 15주만에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도 1.05로, 14주만에 다시 1을 넘어섰다.

증가세로 돌아서며 재유행이 시작된 데에는 국민들의 면역력 감소와 함께 면역회피가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형 변이 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6월 5주 국내 오미크론 세부계통 검출률을 분석한 결과, 국내감염 가운데 BA.2.3은 39.5%, BA.2는 24.2%, BA.5는 24.1%로 확인됐다. BA.5 변이는 6월 4주 7.5%에서 3배 이상 비중이 늘었다. 영국 보건청에 따르면 BA.5 변이는 BA.2 대비 35.1% 전파력이 빠르다. 방역당국은 BA.5 변이가 급속히 비중을 늘려 조만간 국내서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연적인 면역력 감소도 4차 접종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접종을 맞고 시간이 많이 흘렀고, 감염 후 생긴 면역력도 4개월이 지나면 예방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며 "코로나19에 대한 국민 면역력은 많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토대로 이번 재유행 규모가 하루 확진자 최대 15만~2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늦어도 8월에는 닥칠 재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방역당국은 4차 접종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질병청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방역 상황 변화에 따라 4차 접종에 대해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예방접종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면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역당국 안팎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4차 접종 범위나 시기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게 문제다.

현재 4차 접종은 만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등 제한적인 그룹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우선 이를 50대 이상 또는 그 이하 연령대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50대 이상으로만 확대할 경우 4차 접종자를 늘리는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편에선 4일 0시 기준 4차 접종률은 60세 이상에서 31.2%, 전국민 가운데 8.7%에 그칠 정도로 고령층에서조차 호응이 낮은 상황에서 대상을 확대하는 것 자체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은 2차 접종 후 감염됐거나 3차 접종까지 받았다면 충분한 면역이 형성돼 추가 접종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재유행의 파고를 무사히 넘기 위해서는 50대 이상만 거론되고 있는 4차 접종 범위를 과감하게 확대해 기본접종처럼 소아를 제외한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량 백신의 도입 여부도 4차 접종 확대 시기와 관련해 변수가 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개량 백신을 곧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새로운 백신을 국내에 언제 도입할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우수한 개량 백신이 나오면 도입하도록 적극적으로 (백신 제조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재유행에 대비해 개량 백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재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뒤 가을에 다 같이 (개량)백신을 맞으면 항체가 생기고 집단면역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계획이 잘 진행된다면 대유행이 다시 오더라도 과거처럼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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